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4.30 08:55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상영

드라마 '베르사유' (사진=카날플러스 베르사유 인스타그램)
드라마 베르사유 포스터. (사진=베르사유 공식 인스타그램)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유럽 느낌이 물씬 나는 인테리어, 술과 안주를 준비했다면 TV 앞에 앉을 차례다. 유럽에서 관광객 수 1~3위를 차지하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잘 나타내는 드라마를 시청하며 유럽 분위기를 영상으로 간접경험하면 어떨까. 황금연휴 '집콕족'에게 추천한다.

◆카날플러스 ‘베르사유’…“짐이 곧 프랑스다”

프랑스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대부분 파리에 머무르지만 근교에 있는 베르사유도 빼놓지 않는다. 로마에 가면 반드시 바티칸에 들르는 것과 같다.

베르사유는 프랑스 왕권의 정점을 찍은 루이 14세가 지은 신도시다. 조선 정조가 양반의 도시 한양의 힘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수원에 화성을 축조했듯이 루이도 파리 귀족과 반왕파(反王波)의 상징 파리고등법원의 압박을 피해 파리 남서부 교외의 베르사유에 지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베르사유(카날플러스 제작)는 궁전을 지어 절대왕권을 확립하려는 루이와 이에 반대하는 귀족들의 암투를 흥미롭게 담았다. 

이 드라마의 포인트는 금기와 영상미다. 여배우보다 예쁜(?) 남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굽 높은 구두를 신고 화려한 의상을 뽐낸다. 당시에 실존했던 동성애, 정부(情婦)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색감을 담았다. 지루한 사극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역사적 사실도 충실히 담았다. 루이는 베르사유 궁전을 테마파크처럼 운영하며 귀족들이 호주머니를 가볍게 하는 동시에 화려한 궁전 예법, 발레와 같은 예술을 보급했다. 루이 자신도 발레선수였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흥미가 생긴 사람은 영화 ‘왕의 춤’과 윤선자 고려대 교수의 저서 ‘축제의 문화사’를 참고하길 바란다.

(사진=종이의 집 공식 인스타그램)
드라마 종이의 집 포스터. (사진=종이의 집 공식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종이의 집’…“벨라 차오(Bella Ciao)”

“오 벨라 차오, 벨라 차오, 벨라 차오, 차오, 차오”. 스페인 제작 범죄 드라마 ‘종이의 집’을 본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스페인보다 다른 나라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끈 ‘종이의 집’은 스페인 도시 풍경과 문화, 인간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콘텐츠다. 무려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마드리드에 있는 파세오 델 아르테 호텔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페인 조폐국이 이 드라마의 주 무대다. 주인공들이 무장강도로서 조폐국을 침입해 돈을 발행한다. 은행에 침입해 돈을 훔쳐가는 뻔한 스토리에서 벗어나 직접 돈을 찍어간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이들은 절대 인질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지 않는 인간적인 강도로 묘사된다.

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강도 중 한 명을 좋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캐릭터는 모두 매력 있고 스페인 사람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축구선수 라모스를 닮은 여주인공 나이로비는 페미니즘이 강한 스페인의 당찬 여성을 대표한다. 다른 여주인공 도쿄는 사랑의 표현에 솔직한 스페인 여성의 매력을 보여준다.

드라마 메디치 포스터. (사진=메디치 인스타그램)
드라마 메디치 포스터. (사진=IMEDICI 인스타그램)

왓챠플레이 ‘메디치 : 마스터즈 오브 플로렌스’

왓챠플레이에서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 ‘메디치 : 마스터즈 오브 플로렌스’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인 피렌체를 구경시켜준다.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피렌체 대성당인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의 큐폴라(돔)을 완공시킨 에피소드가 나온다. 큐폴라가 없는 대성당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또한 현재 유명한 관광지가 된 시뇨리아 광장, 베키오 궁전, 베키오 다리는 물론이고 보카치오의 소설 ‘데카메론’의 무대인 피에솔레 언덕도 등장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후원한 코시모 데 메디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큼 역사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귀족이 아닌 상인 출신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피렌체 시민들의 신뢰를 받게 됐는지 보여준다. 피렌체가 교황, 밀라노, 베네치아와 외교하는 모습을 통해 이탈리아 도시국가 시대를 간접 공부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