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4.30 08:55

1.2조 세출 조정…SOC·국방 등 예산 줄이고 기금 재원도 활용

국회의사당. (사진=전현건 기자)
국회의사당.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정부안보다 4조6000억원 증액된 12조20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당초보다 늘어난 소요 재원은 대부분 빚(국채)을 내 마련된다.

빚을 내고도 모자란 재원은 기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2000억원 넘게 깎고 공무원 연가보상비 등 인건비를 800억원 가량 추가 삭감하는 방식으로 충당됐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여야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에서 전 국민 2171만 가구로 확대하면서 2차 추경 총액을 정부안 7조6000억원에서 4조6000억원 증액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는 100만원이 각각 지급된다. 보유한 신용·체크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지방자치단체 선불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계좌번호가 확보된 취약계층 270만 가구는 내달 4일 신청 없이 즉시 현금 이체를 한다. 나머지는 내달 11일 온라인 신청을 받아 13일 지급을 시작한다. 방문 신청은 내달 18일부터 시작한다.

정부는 일시에 신청자가 몰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 시행 초기에는 요일제 신청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위한 총 재원은 14조3000억원으로, 국비 12조2000억원과 지방비 2조1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애초 정부안은 국비 7조6000억원, 지방비 2조1000억원이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지방비 추가부담분을 전액 국비 지원하기로 결정해 지방비는 변동이 없다. 이에 따라 보조율은 정부안 78.3%(지방 80%, 서울 70%)에서 85.4%(지방 86.1%, 서울 81.9%)로 늘어났다.

늘어난 국비 4조6000억원은 국채발행 3조4000억원, 추가 세출 구조조정 1조2000억원으로 충당한다. 총수입은 482조2000억원으로 1차 추경보다 5000억원 증가하고, 총지출은 531조1000억원으로 8조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본예산 기준 71조5000억원, 1차 추경 기준 82조원, 2차 추경 기준 89조4억원으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은 각각 3.5%, 4.1%, 4.5%로 올라간다. 두 차례 추경을 거치며 1.0%포인트가 높아졌다. 국가채무는 819조원으로 늘어난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805조2000억원이었지만 1차 추경(815조5000억원)과 합쳐 13조8000억원 늘어난 셈이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국가채무가 90조2000억원 늘어난다. 그러나 정부가 3차 추경을 예고한 만큼 국가채무는 더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4%로 높아진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39.8%였지만 1차 추경으로 41.2%가 되며 40%를 넘어선 뒤 0.2%포인트 더 높아지게 된다.

애초 정부안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서 추경 7조6000억원 전액을 조달하는 방안이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급 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돼 추경 총액이 늘어나면서 증액분을 국채발행과 추가 세출 구조조정으로 충당했다.

1조2000억원 추가 세출 구조조정 내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행사비 축소로 329억원을 마련한다. 행정부·국회·대법원 공무원 국외연수비를 삭감해 35억원을 보탠다.

국도·철도·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집행 애로 사업을 감액해 2144억원을 조성한다. 국방 분야 설계연장 등에 따른 공사기간 조정 등으로 850억원을 조달한다.

기타 개별사업별 집행상황 점검을 통해 1910억원을 확보한다. 34개 부처의 연가보상비 등 인건비 추가 삭감으로 822억원을 마련한다. 공공부문 고통분담 차원이다.

유가 하락에 따라 군·해경·경찰 유류비 추가 감액으로 733억원,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이자상환액 절감으로 69억원을 확보한다.

주택도시기금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예탁 확대로 4900억원을 조달한다. 기금 재원을 활용하는 셈이다. 이외 한국장학재단 출연금 회수로 270억원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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