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5.07 12:00

이민욱 KST 박사 연구팀

탄소복합재를 금속실로 바느질한 후 전기를 흘려주면 발열을 하는데, 이 때 주위의 수지가 녹아 부드러워지면서 바느질 선을 따라 접을 수 있다. (사진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민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팀이 탄소섬유강화복합재의 높은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종이접기’처럼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복합재는 강철보다 4배,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가벼우면서도 더 높은 강도를 지니고 있어 자동차와 항공 업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수한 물리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가공 공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경제성이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기존 기술로는 대형 구조물을 제작하려면 그보다 더 큰 성형 장비와 금형이 필요했기 때문에 탄소복합재를 저렴하게 제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KIST 연구진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바느질과 종이접기에 주목하였다. 

탄소복합재를 금속실로 바느질한 후 전기를 흘려주면 발열을 하는데, 이 때 주위의 수지가 녹아 부드러워지면서 바느질 선을 따라 접을 수 있게 되었다. 

온도를 낮추면 다시 수지가 굳어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단단한 탄소복합재를 마치 종이접기처럼 간단하게 접었다 펼 수 있었다.

이민욱 박사팀은 반복 실험을 통해 10번 이상 접었다 폈을 때도 알루미늄 보다 우수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보조배터리 수준인 15W의 전력을 사용했을 때 약 1분 안에 170°C로 빠르게 가열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적합한 기술로 기대된다.

이민욱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간단한 바느질 기법을 통해 고강도의 탄소복합재를 원하는 형태로 성형할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항공기나 자동차 등 복잡한 형태를 갖는 대형구조용 복합소재를 제작하는데 이번 연구를 응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소재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컴포지트 파트 B: 엔지니어링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용탁(왼쪽부터) 박사, 유기현 학생연구원, 이민욱 박사 (사진제공=KIST)
김용탁(왼쪽부터) 박사, 유기현 학생연구원, 이민욱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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