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5.06 15:05

"국경 봉쇄·해외입국자 격리로 코로나19 감염자 없어…평양시민, 생필품 사재기 나서"
"영변원자로 가동준비 징후 없어…풍계리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특이동향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CNN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CNN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국가정보원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대해 심장 관련 시술이나 수술 등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 김병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 같은 국정원 보고내용을 전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올해 김 위원장 공개활동 횟수가 총 17차례로 예년 동기 평균 50회란 점과 대비하면 약 66%가 감소한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이는 김 위원장이 군 전력과 당정회의를 직접 챙기는 등 내부 전열 재정비에 집중한 데다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공개활동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5월 1일, 20일 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올해 첫 현지 지도를 했던 순천인비료공장에 참석한 것은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자력갱생의 자신감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최근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방역과 물가대책을 수립하고 군기확립을 지시했다"며 "외국 정상들과 내부 구성원에 대한 축전과 감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한때 '위중설', '사망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공식석상에 등장한 모습이 지난 2일 공개됐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적어도 지금 나온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 "적어도 심장 관련된 건강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 정도라면 아무리 가벼운 수술이라도 북한 지도자니까 4∼5주 정도는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북한의 코로나 발생 가능성과 경제 동향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북한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북한 코로나19 감염자는 없다"며 "0명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1월 말 국경봉쇄 전 북중 간 인적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에서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확진 진단 장비와 시설 전문 인력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초기부터 국경 봉쇄와 해외입국자 격리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우한을 봉쇄하기 전날인 1월20일에 입국금지를 시켰을 정도로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취했다"며 "기존 국가비상방역위원회를 비상시설인 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총리인 김재룡이 총괄지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국경봉쇄 장기화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경제활동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조미료와 설탕 등 수입품 가격이 일시 급등하고 달러 당 환율도 상승했다. 장마당 개장률도 감소하는 등 상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북중 교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2억3000만달러고, 3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91% 급감한 1800여만달러를 기록했다"며 "장마당 개장률도 감소하는 등 상거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수입 식료품 가격으로 평양시민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 백화점과 상점에 인파 나서고 줄서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 내각과 보안성을 중심으로 식료품 긴급수입, 매점매석 방지 등 다양한 물가 안정화 조치를 해서 급등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핵미사일 시설 동향과 관련 "영변 핵과학연구단지 내 50메가와트(MWe) 원자로는 2018년 말 이후 가동 중단 상태고 재처리 시설 가동 준비 징후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도 특이 동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는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 출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며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의 진수 관련 준비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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