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05.06 16:25

"노동삼권 확실히 보장, 노사 화합·상생 도모…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 만들겠다"

(사진출처=YTN)
(사진=YTN뉴스 캡처)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특히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생기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부족함 때문이다. 저의 잘못이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사과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앞서 3월 11일 위원회는 삼성 측에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이란 세 가지 의제를 선정하고, 각 의제마다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담아 권고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위법한 일을 하지 않겠다면서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며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많은 비난을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해 뇌물혐의로 재판도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린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안 생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을 어기는 일도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고 저 자신이 제대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노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라며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는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이며,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라며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2~3개월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배려를 실천하는 시민, 이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됐고 제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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