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5.06 17:50

"저의 수양부족...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사진=이낙연 전 총리 페이스북)
이낙연 전 국무총리. (사진=이낙연 전 총리 페이스북)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이천 화재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태도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이 전 총리가 6일 결국 공개 사과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 이후 별도 브리핑을 통해 "저의 수양 부족"이라며 "그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그는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며 "그러한 유가족의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었던 건 자명한 일이고,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5일 이 전 총리는 이천 화재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았는데, 일부 유족들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님이시니까..."라고 하자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에요"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 분들이 오기만 하고 똑같은 의견만 말한다.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고 따져 묻자 "저의 위치가 이렇다"고 에둘러 말했다. "높은 사람들이 왔다 갈 뿐 구체적 대안을 전해주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왔느냐"는 항의에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유가족들이 "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고 힐난하자 이 전 총리가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했고, 한 유가족이 "그러면 가라"고 하자 "가겠다"며 분향소를 빠져나간 바 있다. 

이에 대해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라고 공격하고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낙연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고 하는 등 비판이 이어지자 이 전 총리가 오후들어 사과하게 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장제원 의원 등의 저에 대한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좋은 충고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저도,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 전 총리는 유가족을 다시 방문할 거냐는 질문에 "나중에 생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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