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5.07 12:24

"이기는 공천 해야 하는데 바꾸는 게 능사인 것처럼 잘못 공천"

(사진=전현건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언론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7일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건 (정부·여당의) 매표용 현금살포였다"며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앞으로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이틀 전 아동수당을 40만원씩 뿌려댔고, 코로나 지원금을 4월 말부터 신청하라며 대통령부터 나서서 100만원씩 준다고 했고, 기획재정부에서 (지원금 지급 대상을) 50%로 잡은 걸 선거 때 70%로, 다시 전 국민으로 확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포퓰리즘이 위력을 발휘했는데, 앞으로도 포퓰리즘이 크게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모든 선거를 앞두고 정책의 이름으로, 제도의 이름으로 공식적인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심 원내대표는 총선 패배의 또 다른 원인으로 공천을 비롯해 차명진 전 의원 등의 막말과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하는데 바꾸는 게 능사인 것처럼 잘못 공천했다"며 "현장에서 생존 능력이 안 되는 젊은이들을 퓨처메이커 이름을 붙여 안 되는 지역에 투입한 공천 실패가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거의 가장 핵심은 공천"이라며 "공천 과정 자체가 안 좋게 나왔고, 그렇다면 책임은 물론 공관위원 책임도 있겠지만 당을 최고로 이끄는 당 대표한테도 책임이 없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천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은 당대표가 역할을 해줬어야 한다. 그런데 잘 안 됐다"며 "과정도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만 결정적인 것은 답안지를 보고 판단하는 데 그 점에서 국민은 미흡하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총선 결과에 대해 "4년 내내 180석 거대 여당의 존재는 지속될텐데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걱정된다. 대체 얼마만큼 한국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망가질 지 걱정된다"며 "앞으로 모든 선거 앞두고 정책 제도의 이름으로 공식적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은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다. 결국 야당에게 책임을 돌리는 게 아니라 여당이 책임져야 하는, 야당 탓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우리 당은 유연하면서 원칙 있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요구는 개혁하란 것인데 부응하지 못한 게 큰 숙제"라며 차기 원내대표를 향해 "당 재건이란 책무를 가진 만큼 분골쇄신해 이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모두가 선당후사 자세로 잘 임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현 지도부가 마무리짓지 못하고 차기 원내대표에 권한을 넘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심 원내대표는 비대위 추진 절차에 대해 "20대 의원 전부, 당선인들에게 전화를 돌릴 수밖에 없었고 의견을 모으니 비대위로 가는 게 낫다고 확정됐다"며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를 작업했지만 전국위는 통과하고 상임전국위는 안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임전국위원회를 못 열게 일부 압력도 분명히 있었고 그것 때문에 무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며 "이런 어려움이 앞으로 극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대위 (찬성) 숫자가 훨씬 많았다고 보고 저도 공감한다"며 "인적 쇄신하고 변화해야 하는데 스스로 내부에서 이런 수술을 하기 쉽지 않다. 내부에서 하다보면 이런저런 인적 관계로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바엔 외부 수술을 받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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