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5.09 00:10

서핑 인구 5년 새 10배 늘어…해변가 인근 땅값 2배 '껑충'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소재 설악해수욕장에서 '서핑족'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소재 설악해변에서 '서핑족'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남빛하늘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최근 국내에서 서핑(surfing)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핑 명소’로 알려진 강원도 양양과 고성의 부동산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핑은 해안으로 밀려드는 파도를 이용해 보드를 타고 파도 속을 빠져 나가는 스포츠 활동으로 웻슈트와 보드, 파도만 있으면 사계절 내내 할 수 있다. 또 최소 1번의 전문가 강습을 받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습득할 수 있어 국내 ‘서핑족’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대한서핑협회에 따르면 서핑 인구는 2014년 4만명에서 2019년 40만명으로 급증했다. 서핑 숍 등 관련 업체 수도 2014년 50여 개에서 2017년 200여 개로 늘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계 서핑 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8800여 건으로, 4년 전(800여 건) 대비 1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리단길’ 공시지가 2년 만에 96% 급등

이처럼 높아진 인기에 주요 서핑 산업지인 동해 지역이 수혜를 입고 있다. 특히 국내 ‘서핑 성지‘로 꼽히는 강원도 양양군 죽도‧인구 해변 일대의 성장이 가시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적한 곳이었으나 최근 ‘핫 플레이스‘ 떠오르면서 식당,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독자적인 상권이 형성돼 젊은 층 사이에선 ‘양리단길’이라고도 불린다.

이들 지역 공시지가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일사편리 강원 부동산정보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죽도·인구 해변이 있는 양양군 현남면의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36만2900원으로 2017년(18만 5200원) 대비 약 96% 상승했다.

또 다른 서핑지로 알려진 천진해변이 위치한 고성군 천진리의 개별공시지가는 2017년 22만5600원에서 39% 오른 31만4400원을 기록했고,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 일대는 2017년 242만원에서 지난해 305만원으로 26% 올랐다.

실거래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양 현북면 인근 ‘심미아파트’ 12층(전용면적 38㎡)은 올해 1월 대비 1000만원 오른 1억500만원에 지난달 실거래됐다. 고성 토성면 소재 ‘유진클래시움’ 3층(전용 37㎡) 역시 올해 1월 6500만원에서 거래됐었는데, 지난달 1200만원 오른 7700만원에 실거래됐다.

양양군 소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강원도로 아예 이사를 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면서 “서핑의 인기가 이 지역 부동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서핑 열풍, 서해로…인공 서핑장 개장 앞두고 인근 토지 2배 상승

동해에 이어 서해에서도 서핑 열풍이다. 경기 시흥 시화 멀티테크노벨리(MTV) 거북섬 수변공원 일대에서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웨이브파크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최초의 인공 서핑장으로, 대지 면적 32만5300㎡ 해양레저복합단지에 주상복합과 위락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스페인 인공서핑 기업인 웨이브가든(Wavegarden)의 기술을 도입하며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웨이브파크가 개장을 앞두자 인근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렸다. 시흥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변상가 토지가는 지난해 상반기 3.3㎡당 900만원대에서 현재 1800만원으로 2배 올랐다. 여기에 올해 4월 진행된 ‘호반써밋 더 퍼스트 시흥’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 일대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돼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후 양양군에는 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역경기가 활성화된 만큼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내 서핑장소 일대도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핑 명소 인근 부동산 투자 시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경기 부침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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