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5.09 05:30

카드사 4곳과 제휴 신용카드 출시…수수료부문 흑자 전망
상반기 말 오픈뱅킹 출시하면 금융플랫폼 매력도 '쑥쑥'

(자료화면=카카오뱅크 유튜브 채널 캡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 2019년 한해 벌어들인 수익을 2020년 1분기 만에 달성하면서 고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먹거리가 될만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강화될 예정이어서 향후 성장 전망도 밝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1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13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66억원으로 출범 1년 8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순이자이익은 844억원으로 전년 동기(545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수신잔액이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다. 순수수료손익은 31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148억원 손실)보다 크게 개선됐다.

현재 이익은 이자부문에 집중돼 있으나 향후 수수료부문의 급성장이 전망된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수수료부문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금융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며 “지난해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신한·KB국민·삼성·씨티 등 카드사 4곳과 연계한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에 출시된 신용카드에 디자인(대표캐릭터 라이언)을 제공하고 카드 고객 모집을 담당함으로써 발급에 따른 수수료를 수익으로 얻는다. 

이 같은 제휴로 카드사가 얻는 편익도 상당하다. 카드사는 카카오뱅크와의 제휴를 통해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한 마케팅비 효율화, 영업 비대면화에 따른 카드 영업인 감축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길이 열렸다.

카카오뱅크는 카드뿐만 아니라 증권 등 금융사들과의 제휴로 수수료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선보인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 금융회사 연계 대출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은 1200만명의 계좌 개설 고객 기반 덕분에 가능했다. 고객 수는 지난해 7월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최대치에 도달하나 싶었지만 8개월 만에 200만명을 더 늘렸다.

단순 고객 수뿐만 아니라 활성화 고객 수(월간 사용자·MAU) 역시 1000만명으로 상당한 수준이다. 모임통장, 저금통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카카오뱅크앱에 접속할 수 밖에 없다. 다수 금융사들이 마케팅을 위해 활성화 고객이 많은 카카오뱅크에 손을 내밀게 된 것이다.

금융플랫폼으로서 카카오뱅크의 저력은 올해 하반기에 더욱 힘을 얻게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개시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말부터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픈뱅킹은 A은행 모바일뱅킹 앱으로 B은행 계좌 잔액을 이체·송금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카카오뱅크 앱은 같은 금융그룹 내 계열사 서비스와 연계돼 복잡한 시중은행 앱보다 간단명료하다. 카카오뱅크가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하면 오픈뱅킹 이용자들이 카카오뱅크로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오픈뱅킹을 출시하면 카카오뱅크의 활성화 고객은 더 늘어나고 그만큼 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높아진다”며 “금융사 입장에서는 편익 추구뿐만 아니라 마케팅 기회 선점를 위해서도 카카오뱅크와 손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내년 규모를 대거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본을 확충할 목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그 가치는 최소 4조원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증시에 상장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2조원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지금은 연이은 호실적으로 4조원, 6조원이라는 말도 나온다”며 “명확한 금액을 제시하기 어렵지만 IPO시장 최대어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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