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0.05.09 13:25

지난해 2분기 미국 전체 온라인동영상 시청 50%, 커넥티드TV 활용

<출처=넷플릭스>
고화질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TV를 디바이스로 선택하는 OTT 시청자가 늘면서, 커넥티드TV 광고 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TV는 '지는 해'다. OTT(Over The Top)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부상하면서 TV 시청률은 감소세다. 상상하기 힘들던 'TV 없는 집'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생각 없이 계속 보게 돼 생긴 '바보상자'라는 별명도 이제는 스마트폰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광고 권력'도 넘어가는 추세다. 미디어 시장 조사 업체 '마그나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TV 광고 매출은 2018년과 비교해 3.6% 줄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래 감소 폭이 가장 크다. 마그나 글로벌은 "TV 시청자 감소에 가속이 붙으며, 더 이상 광고 매출 증가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V 광고 매출은 줄었지만, 전체 광고 매출은 5.2% 늘었다. 디지털 광고 매출이 14.9%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2019년 디지털 광고 매출은 전체 광고 매출의 절반을 넘긴 51.5%를 차지했다. 

일반 TV 광고는 힘을 잃고 있지만, 커넥티드TV 광고는 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 중이다. 커넥티드TV는 TV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디바이스를 뜻한다. 하드웨어 특성에 따라 스트리밍 디바이스, 스마트TV, 게임 콘솔 등으로 분류된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글로벌 커넥티브TV 광고 시장 규모는 2019년 말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70억 달러(한화 약 8조 1130억원)에 달했으며, 오는 2021년에는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5850억원)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커넥티드TV가 광고 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OTT 고객의 동영상 시청 행태' 변화다. OTT 시청자들은 처음엔 PC나 모바일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점차 TV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PC·모바일보다 넓은 화면과 고화질을 제공해 콘텐츠 시청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영상 광고 데이터 분석 플랫폼 업체 '익스트림 리치'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온라인 동영상 시청에서 커넥티드TV가 차지하는 비중이 분기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6~2017년까지 미국에서 온라인 동영상 시청 시 커넥티드TV를 활용하는 비중은 10% 내외였으나, 2019년 2분기에는 50%까지 올랐다. 

국내서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커넥티드TV와 OTT를 연동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사례가 늘었다. 예를 들어 LG전자는 자사 스마트TV에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OTT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플러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의 OTT 서비스를 지원한다.

우수한 광고 시청 완료율도 커넥티드TV의 장점이다. 모바일·PC 등에서 온라인 동영상 시청할 때 광고 시작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킵이 가능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반 TV의 경우 다수의 광고가 연속적으로 나와 피로감이 크고, 채널을 돌려 광고를 건너뛸 가능성이 있다. 반면 커넥티드TV 광고는 스킵이 불가능한 형태로 노출할 수 있으며, 1~3개의 광고만 노출돼 시청자의 피로감이 적다. 광고회사 튜브모글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커넥티드TV 광고의 시청 완료율은 95%에 달한다. 데스크톱은 71%, 스마트폰은 64%로 조사됐다.   

기존 TV 광고보다 원하는 타겟의 시청자에게 노출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콘텐츠를 선택한 시청자들을 분석해 다수의 흥미를 끌 만한 광고를 송출할 수 있게 된다. 

광고 노출 빈도도 높다. 모바일과 PC에서 OTT를 활용할 경우, 기본적으로 혼자서 보게 된다. 하지만 TV는 거실에 배치해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연히 커넥티드TV에 중점을 두고 광고 전략을 실행했을 때 광고 노출량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국내에서 커넥티드TV 광고가 단기간 내에 메인스트림이 될 가능성은 낮다. 광고플랫폼 전문기업 DMC미디어는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국내에서는 미국 등과 달리 기존 유선 TV를 해지하고, OTT를 선택하는 '코드 커팅'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커넥티브 광고 시장은 기본적으로 코드 커팅 현상이 늘어나야 성장 토대가 마련된다. 단기간에 국내 광고 시장에서 커넥티브TV 광고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서도 커넥티브TV 광고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DMC미디어는 "SK텔레콤의 웨이브 등 국산 OTT는 커넥티브TV 광고 시대의 토대를 마련할 잠재력을 지녔다. 커넥티드TV 광고에 대한 선제적 전략을 고안하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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