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5.09 00:05
자북의 이동 방향. 2000년대 들어 빠른 속도로 캐나다에서 러시아 시베리아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는 방향이 자북(磁北)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자북이 캐나다에서 시베리아로 빠르게 이동했다. 급속한 이동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매핑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자북의 이동은 지구 외핵의 가장자리에 있는 두 개의 자석 '얼룩(blobs)'이 경쟁하면서 일어난다.

지구 외핵은 액체 상태다. 용해된 물질의 흐름이 변화면서 위부분의 자속 영역의 강도를 변화시켰다.

필 리버모어 영국 리즈 대학교 박사는 "이러한 흐름 패턴의 변화로 인해 음의 자기장 영역인 캐나다 패치를 약화시켰고 시베리아 패치의 강도를 조금이지만 강화시켰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북은 캐나다 북쪽에서 날짜 변경선을 지나 시베리아로 이동했다.

음의 자기 영역인 캐나다 패치와 시베리아 패치가 서로 줄다리기 하는 과정에서 강해진 쪽으로 자북이 이동했다. (그림제공=BBC)

지구는 3개의 북극을 가지고 있다.

지구 자전축이 지표면과 교차하는 지리적 북극이다. 이를 진북이라고 한다. 지자기북극은 가상의 쌍극자가 만나는 곳이다. 진북과 지자기 북극은 변하지 않는다. 

자북은 자지력선이 지표면에 수직인 곳이다. 움직이는 극이 바로 세번째 극이다.

1830년대 탐험가 제임스 클라크 로스에 자북이 의해 처음 확인되었을 때, 그것은 캐나다의 누나부트 준주에 있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것은 점점 더 높은 위도로 움직였고, 2017년 말에 날짜 변경선을 넘었다.

리버모어 박사와 동료들은 지난 20년 동안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한 인공위성의 데이터를 이용해 자북의 이동 원리를 알아내려 했다.

2년 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 연맹 회의에서 그들은 외핵 용융물질의 서편향 제트류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수정됐다.

리버모어 박사는 "제트류는 상당히 높은 북쪽 위도에 묶여 있고 자북의 위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외핵의 흐름 변화는 이 보다 더 남쪽이다"라고 말했다.

시기 문제도 있다. 제트류는 2000년대에 발생했지만 자북의  이동은 1990년대에 시작됐다.

이 팀의 최근 모델에 따르면 자북이 러시아 쪽으로 계속 이동할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느려지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최고 이동 속도는 1년에 50~60㎞에 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최근 발표됐다. 

3개의 북극을 나타낸 그림. 지구 자전축이 만나는 진북과, 쌍극자를 가상한 지자기 북극, 그리고 지구 자기력선과 수직을 이루는 지점인 자북이 있다. (그림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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