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5.12 10:27
'갑질'에 시달리다 사망한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갑질'에 시달리다 사망한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폭언·폭행 등 '갑질'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망한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경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입주민 B씨(50대)와 아파트 내 주차문제로 갈등을 빚은 뒤 이후 B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해 코뼈가 부러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8일 B씨를 경찰에 고소해 B씨는 상해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B씨는 오히려 일방적으로 폭행한 적이 없고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이에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저희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지난 11일 게시했다.

청원인은 "(A씨는)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분들을 위해 희생하는 성실한 분이셨다"며 "아파트 안쪽 청소도 모자라 아파트 밖까지 청소하셨다"고 얘기했다.

이어 "아침마다 먼저 인사해주시고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셨다"며 "그만큼 엄청 좋으신 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사건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차공간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주차장은 많이 협소해 주차하기 위해선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이중주차로 인해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고 근무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한 그런 나쁜 사람에게 그 순진하시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맨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가해자는 그런 분에게 사죄하는 마음도 없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이고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했다고 한다. 정말 인간인가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B씨가) '우리 애들 10명 풀어서 땅에 묻어줄까'라는 말을 하는 것 보면 조폭 관련된 분 같다. 조폭 관련일 하는 사람이면 수사 진행을 부탁드린다"며 "마음 같아서는 사형 집행해달라고 하고 싶다. 철저히 다 수사해서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경비아저씨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남편·아빠다. 입주민의 갑질 없어져야 한다"며 "부디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없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재차 간청했다.

지난 11일 게시된 해당 청원은 12일 오전 10시 기준 1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한편 경찰은 유서 내용 등을 근거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상해 혐의로 입건된 B씨를 소환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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