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12 13:20

강동경희대병원 황재준 교수 "혈전 생기는 자가면역질환…30대 가임기 여성에 호발하는 특징"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유산의 요인은 다양하지만 항인지질항체 증후군도 그중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황재준(사진) 교수는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이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유산을 반복하는 여성은 한번쯤 이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12일 밝혔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인체 장기를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항인지질항체(루푸스 항응고인자, 항카디오리핀 항체, 항베타2 당단백 항체)가 생겨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동맥과 정맥 등 전신 혈관에 혈전(피떡)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폐혈전증이나 하지정맥 혈전, 심기능 저하, 뇌졸중은 물론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황 교수는 2009년부터 2016년도 사이에 신규 확진된 3088명의 항인지질항체증후군 환자를 조사해 올 2월 국제학술지 JKMS에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항인지질항체 발병률은 0.75명, 유병률은 6.19명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과 남성환자 비율은 약 3:2였으며, 여성은 30대, 남성은 70대 연령군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이한 점은 여성과 남성의 발병 연령대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황 교수는 “과거 연구를 종합해 보면 환자의 36%에서 유산·사산이 확인됐다”며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 증후군이 있으면 유산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들 여성이 임신을 했을 때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 주사로 치료를 진행한다.

황 교수는 “분만 전엔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약물을 중단하고, 분만 직후에는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커져 6주가량 저용량 아스피린과 헤파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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