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13 14:10

트럼프 ’코로나 승리 선언’에 경고…"가을 학기까지 치료제·백신 확보한다는 건 너무 무리한 생각"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12일(현지시간)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말하고 있다. (사진=CNBC Television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미국이 경제 활동을 성급하게 재개한다면 "피할 수 있었던 고통과 죽음"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승리의 순간을 맞았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12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진행된 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HELP)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런 경고를 내놨다.

그는 "일부 구역, 도시, 주가 다양한 '체크포인트'를 건너뛰고, 효과적이고 능숙하게 (발병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지 않고 너무 빨리 (경제활동을) 개방할 경우 우리는 집단 발병이 될 수 있는 작은 (감염) 급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성급한 재개는 피할 수 있었던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뿐 아니라 경제회복 노력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말한 '체크포인트'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제시한 3단계 경제 정상화 지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선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많은 주가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연방 지침 요건을 충족한 주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파우치 소장은 "최고의 상황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완화하면 몇몇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활동 재개 전제로 확진자의 정확한 신원 확인과 자가 격리, 동선 추적 역량 확보를 꼽았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회견에서 "모든 세대에서 미국은 도전과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의 순간을 맞았다"고 선언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또한 그는 백신 없는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에 대해선 "코로나 바이러스는 매우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라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코로나19가 백신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설에 대해선 "지난 몇 달간 여러 차례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우리는 어떤 점에서도 결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현재 보고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준 미국 공식 누적 사망자는 8만2000여명이다.  

한편, 파우치 소장은 "가을 학기까지 학생들이 다시 등교하도록 치료제와 백신을 확보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생각"이라며 미국 학교와 대학의 가을 학기 개교 전망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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