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5.13 18:22

3000억 마련해야할 한진칼 자금 마련 주목…“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 촉발될 수도”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대한항공이 1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유상증자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의결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약 3시간에 걸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진행하고 유상증자 규모와 방식을 의결했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진행되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는 1조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7936만5079주로, 예상 주당 발행가격은 1만2600원이다. 최종 발행가액은 7월 6일 확정될 예정이며, 신주 상장은 7월 29일에 이뤄질 계획이다. 유상증자 이후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9595만5428주에서 1억7532만507주로 증가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에서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 방안으로 항공화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7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3000억원 규모의 주식전환권이 있는 영구채 발행 등을 결의했다. 또한 자산담보부로 2000억원 차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으면서 검토해온 자구안의 일환이다. 유상증자가 성공리에 진행되면 지난달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 받기로 한 자금과 함께 2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 지분 29.96%를 보유한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한진칼은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412억원으로 유상증자를 위한 자금이 부족한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족한 금액은 14일 있을 이사회를 통해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 대출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를 위해 나설 경우 KCGI‧반도건설‧조현아 3자 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될 경우의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보유자산 매각 추진도 코로나19 상황에서 과연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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