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14 14:24

1분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

중국 대학생들이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씌워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870만명에 달하는 올해 중국의 대졸자들이 최악의 취업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대졸자 중 4분의 1이 직장을 갖지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적 타격으로 올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를 기록했다.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이다. 이 여파가 채용 시장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베이징대학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해 그 감소율이 무려 27%에 달한다. 반면 구직자의 수는 더욱 늘어나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람의 수는 70% 급증한 것과 같다고 자오핀은 밝혔다.

베이징대학 조사에 따르면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일자리 감소를 이끌었고, 교육, 정보기술(IT), 금융산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교육부는 대졸자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채용 확대, 군 모병 확대, 대학원 과정 확대 등의 대책을 최근 내놓았다. 하지만 이것이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경제전문가 후싱더우(胡星斗)는 SCMP에서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가량인 220만명이 미취업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대졸자의 취업난이 이렇게 심각해진 데는 대학생 수가 너무 많아진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노동력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명분 아래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만 대학에 다녔지만, 2016년에는 10명 중 4명이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SCMP는 "1990년대 후반에 태어난 중국의 대졸자들은 고도 성장기에 자라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는 세대"라며 "지금의 취업난은 그들이 처음으로 부닥치는 역경이 될 것이고, 그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