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10.06 14:27

연내 인상땐 긴축쇼크...연기땐 환율전쟁에 수출타격 심화

미국 금리인상이 조기에 이뤄지면 2013년 버냉키 쇼크 당시와 유사한 ‘긴축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리 인상이 연기되더라도 ‘글로벌 환율전쟁’ 양상이 전개되면서,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 부진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6일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에 가까운 5.1%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용의 질 개선이 미흡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수준에 못미친다"며 "만약 미 연준이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초점을 맞춰 시장기대보다 조기 또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국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하고, 올들어 9월까지 월평균 신규 취업자 수가 20만명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신흥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조 위원은 “신흥국들의 경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국통화 가치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신흥국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수익률을 낮추고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신흥국을 이탈한 자금 규모는 400억달러에 달한다. 또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는 2000년 인후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역시 금융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3년 5월 버냉키 쇼크 발생당시 우리나라는 취약신흥국과 마찬가지로 주가 및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국가부도위험지표인 CDS프리미엄도 상승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상황이 더 나은 신흥국’은 될지언정 ‘안전한 도피처’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국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악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수출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 위원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60%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높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신흥국에 집중된다면 우리나라 수출 및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더라도 ‘글로벌 환율 전쟁’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면 미달러화 강세가 약화되고 상대적으로 유로화 및 엔화 강세가 심화돼 유럽과 일본 등이 수출 증대를 위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원화가 다른 통화대비 평가절상된다면 최근 극도로 부진한 우리 수출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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