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5.15 12:13

"정보화사회·문화시장·학계 장악한 진보집권층, 자녀에게 기득권 세습"

(사진=전현건 기자)
진중권(오른쪽에서 두 번째)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 브레인이 없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길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세미나에서 "예전에는 여의도연구원이라는 싱크탱크가 있었는데 그나마 여론조사는 잘했는데 이젠 그 역할마저도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보수정당은) 사회과학적 이슈로 무장해야한다"며 "정보화 사회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통합당 의원들이 변화된 시대에 맞게 학습을 해야 한다"며 "우리사회에서 아무렇지 않던 발언이 이젠 문제가 된다. 사회과학적 인식과 윤리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주의자들에게는 자랑스럽게 할 얘기가 없다"며 "공화주의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미통당은 혐오발언과 막말로 인해 혐오기피정당이 됐다"며 "비판만 하는게 아니라 비난만 난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난과 비판보다 강한것은 대안을 내놓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생산적이어야한다. 민주당을 나쁘게 만드는 것보다 뒤처지게 만드는 것이 해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이미지를 깎는 행위들을 하지말라"며 "민주당보다 앞서야한다는 느낌이 들게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교수는 통합당의 선거 패배의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 주류의 지형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박정희 시대'에 머물고 있다"며 "생산의 주체가 산업화 세력(토목경제)에서 정보통신(IT)세력으로 달라졌는데 이들을 보수가 잡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가 90년대 중반에서 정보화로 진입했고,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 물질적인 생산·가공·유통을 종사하는 것보다 정보의 생산·가공 노동자들이 많은 사회"라며 "박정희 신화의 헤게모니는 정보화 사회에서 더이상 안통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통합당의 정체성을 보면 산업전사, 반공전사에 집착하고 있다"며 "정보화 사회의 세력을 보수주의로 포섭하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진 전 교슈는 비리의 양상도 과거 보수가 연루된 토목비리에서 진보는 정보를 이용한 금융비리로 시대가 바뀌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지난 정권의 '엘시티 비리'는 건축과 관련한 인허가 비리"라면서 "요즘 신라젠·라임펀드 문제는 시대가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변해간다는 걸 보여준다. 이들(진보 집권세력)이 정보화사회를 장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영화·음악 등 모든 문화시장, 학계까지 진보가 장악했다"며 "(진보 집권층이) 사회 기득권을 자기 아들, 딸에게 세습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통합당의 선거 패배의 또 다른 원인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지지층 자체가 노쇠하고 있다. 극우 유튜버들을 통제하지 못하다 보니 탄핵의 강을 못 건넜다"며 "선동적 지지층이 거기에 있다 보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 대표가 황교안이었다. 이것만 봐도 탄핵의 강을 못넘은 것"이라며 "탄핵 정권 총리인 패전투수를 데려다 당대표를 시키니 대안세력으로 인정을 못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의) 인물만 괜찮으면, 웬만하면 (지지를) 했겠는데 웬만하지도 않았다"라면서 "선거 막판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투입도 너무 늦었고, 민경욱 의원은 계속 사고를 치고 '저 당은 답이 없구나'라고 생각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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