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15 15:40
중국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짜 분유. (사진=환구일보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에서 가짜 분유를 먹은 아기들의 머리가 커지는 사건이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분유의 다른 부작용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가짜 분유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는 양상이다.

홍콩 밍바오(明報)등에 따르면 중국 후난(湖南)성 천저우시 융싱현에 사는 궈(郭) 모 씨는 3살배기 자신의 딸이 ‘가짜 분유’를 먹고 목소리가 변형됐다고 제보했다.
 
궈 씨는 자신의 아이가 이 가짜 분유를 먹게 된 경위와 그 후유증을 상세하게 밝혔다. 궈 씨의 딸은 생후 6개월 무렵부터 보통 분유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이에 궈 씨는 융싱현에서 가장 큰 분유 판매점을 찾아가서 특수 분유를 찾았고, 판매원은 궈 씨에게 문제의 분유를 권했다.

궈 씨가 분유통 위에 적힌 '고체 음료'라는 표시에 의문을 제기하자 판매원은 "분유와 같은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 가짜 분유를 먹기 시작한 후 딸은 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3살이 된 지금까지도 제 목소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딸의 발육마저 늦어지자 궈 씨는 지난해 12월 분유 판매점을 찾아갔지만 문제의 분유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였다. 궈 씨는 당국에 이 가짜 분유를 고발했지만 당국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궈 씨의 고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언론에서 이 가짜 분유의 후유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서야 중국 국가시장관리감독총국은 후난성 당국에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해서 책임자를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문제의 분유를 먹은 영유아들은 몸에 습진이 나고 체중도 감소하며 심지어 두개골이 과도하게 커지는 부작용을 겪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자기 머리를 때리는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의 제품은 필요한 영양 성분이 거의 없는 일종의 고체 음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분유를 먹은 일부 영유아는 구루병 진단을 받았다.

더구나 이 가짜 분유를 제조한 기업의 대주주가 중국의 유명 분유기업 창업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국 사회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제의 분유를 제조한 웨이러커(唯樂可) 건강공업공사의 대주주인 샤오스후(肖詩弧·45)는 중국의 유명 분유기업 ’아오여우(澳優)’를 동업자들과 함께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아오여우’는 호주에서 원료를 조달한다는 점을 강조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분유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샤오스후는 2016년 회사를 떠난 후 분유 회사를 잇달아 창업했다. 웨이러커는 그가 만든 네 번째 회사다.

한편, 중국에서 불량 분유 사건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2003년에는 안후이성에서 저질 분유를 먹고 영유가 13명이 숨졌고, 2008년에는 멜라민 분유를 먹은 영유아 6명이 숨지고 30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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