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20.05.16 13:05

투썸 포인트, 스벅보다 가성비 좋지만 삼성페이 불가에 활용도 떨어져

(사진=박지훈 기자 캡쳐)
(왼쪽부터)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 엔젤리너스 앱 주문시 사용하는 모바일 앱의 아이콘. (사진=박지훈 기자 캡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사상 초유의 감염병 사태를 계기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의 비대면 주문 앱 사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스타벅스(신세계-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CJ), 엔제리너스(롯데) 앱을 비교했다.

편의성에서는 스타벅스, 혜택에 있어서는 투썸플레이스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투썸·엔제리너스, '광고 알림' 동의 안하면 푸시 알림 없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자택 취재가 장기화되면서 심신이 지쳤다. 이럴 때마다 카페를 찾아 업무에 임했다.

워낙 사람이 몰리는 스타벅스보다는 대학생 시절 자주 찾았던 엔제리너스를 방문했다. 감염 확률을 낮추기 위해 비대면 주문 앱(롯데이츠)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미리 주문했다. 

웬걸. 주문한 지 20분이 넘었지만 음료가 완성됐다는 푸시 알림이 날아오지 않는 게 아닌가.

1층 카운터로 내려가 확인하니 이미 커피는 완성돼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얼음은 상당히 녹아 있는 상태였다.

왜 푸시 알림이 뜨지 않은 걸까. 3대 커피 프랜차이즈 주문 앱을 비교하기에 나선 이유다.

커피를 받아들고 2층으로 올라와 푸시 알림이 오지 않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봤다. 롯데이츠 앱 설치 후 처음 접속할 때 광고‧이벤트 알림 수신을 동의하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광고 알림에 동의하지 않고 푸시 알림만 받을 수 없는지 확인해봤지만 불가능했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도 엔제리너스와 똑같았다. 모바일투썸 앱을 설치하고 광고‧이벤트 알림에 동의하지 않았더니 음료 완성 푸시 알림도 오지 않았다. 엔제리너스와 투썸플레이스 모두 앱 내에서 주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을 내내 보고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스타벅스는 달랐다. 스타벅스 앱은 푸시 알림, 광고‧이벤트 알림을 별건으로 설정할 수 있다. 앞서 두 곳은 둘 중에 하나만 따로 선택할 수 없다. 

주문 앱은 커피 매장 직원이 최대한 메뉴에 신경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고객은 매장으로 가는 길에 주문을 넣음으로써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매장은 어쩌면 앱 덕분에 직원 한 명쯤 줄일 수도 있다.

스타벅스가 이 같은 목적에 부합하도록 앱을 운영한다면 다른 두 곳은 광고에 목적을 둔 것처럼 느껴졌다.

모바일투썸, 광고문자 주더라도 고객 혜택 커

커피 프랜차이즈가 주문 앱을 만들더라도 고객이 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

고객의 활발한 앱 사용을 위해 도입한 것 중 하나가 포인트 제도다. 스타벅스는 ‘별’, 투썸플레이스는 ‘리워드’와 ‘CJ ONE’, 엔제리너스는 ‘칩’과 '엘포인트'라는 포인트를 운영한다.

먼저 스타벅스 별은 스타벅스 카드(실물‧모바일)로 상품을 일부 혹은 전체를 결제해야 건당 하나씩 쌓인다. 별 30개를 모으면 그린레벨에서 골드레벨이 될 수 있으며 골드레벨에서는 별 12개당 톨(Tall) 사이즈 음료를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아메리카노 30잔(톨 사이즈 기준 12만3000원)을 마셔 골드레벨에 오르면 톨 사이즈 음료 한 잔을 얻고 또 12잔(4만9200원)을 마실 때마다 추가로 하나씩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엔제리너스의 주문 앱으로 쓰이는 롯데이츠는 롯데의 외식 브랜드를 망라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각 브랜드에서 8000원마다 주문시 포인트인 칩을 제공한다. 칩으로 쿠폰을 살 수 있는데, 현재 롯데리아 치즈스틱(2000원) 쿠폰은 칩 7개(최소 5만6000원 결제시 적립)로, 롯데 외식 브랜드 3000원권은 칩 10개(8만원 결제시 적립)로 살 수 있다.

롯데 외식 브랜드를 자주 이용한다면 칩 포인트는 범용성을 갖춘 포인트 시스템이다. 다만 오로지 커피 쪽만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매력이 없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결제액 대비 칩 적립 가치도 낮다.

물론 엔제리너스를 이용하면 엘포인트도 활용할 수 있다. 롯데포인트는 다양한 롯데계열사에서 쌓을 수 있지만 사용금액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에서 적립률이 기본 0.1%에 불과하다. 롯데 계통의 우량고객이면서 롯데카드를 사용한다면 보다 높은 적립률을 누릴 수 있지만 커피로만 한정한다면 롯데이츠의 매력은 떨어진다.

투썸플레이스는 포인트 적립과 사용에 있어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다. 스타벅스 카드와 동일한 성격의 투썸 카드를 결제할 때 사용하면 1원당 1포인트 적립할 수 있고, 5만포인트를 쌓으면 레벨이 오른다. 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 무료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앱에서 12만3000원을 써야 받을 수 있는 음료 무료 쿠폰을 투썸플레이스 앱에서는 5만원만 써서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CJ계열사에서 적립 가능한 CJ ONE포인트를 결제시 투썸플레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마다 다르지만 올리브영에서 결제액의 2%를 적립할 수 있고 적립률은 롯데보다 높은 편이다.

투썸, 가성비 좋지만 삼성페이 제휴 안 돼

투썸플레이스의 매장수는 전국 1200여개로 스타벅스(1300여개)에 못지 않다. 이런 실정을 감안해 투썸모바일 앱 사용에도 익숙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천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삼성페이를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바일투썸은 앱 카드 결제가 가능하지만 삼성페이와 제휴되지 않아 고객이 이용할 수 없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잠시 확인하겠으니 기다려달라"한 후 "삼성페이는 아직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 지점에서도 "주문 완료 알림이 왜 오지 않느냐"고 묻자 매장직원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광고 알림에 동의해서 푸시 알림이 오는지 모르는 것이다. 

고객센터와 매장의 직원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을 보면 회사 차원에서도 앱 활성화에 관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앱을 개발하고 출시한 뒤에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 책임과 비난은 점주에게 돌아간다.

지난달 모바일투썸 앱 평가를 보면 "투썸점주들은 심지어 이 어플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새로 오픈한 곳은 고객이 어플을 사용하면 어떻게 활용하는지 몰라 고객에게 죄송하다며 가격도 깎아주기도 한다"는 지적도 있다.

스타벅스는 직영 체제의 커피 프랜차이즈로 직원 교육이 상대적으로 잘 이뤄진다. 

투썸플레이스도 스타벅스를 제치고 싶을 것이다. 업계 1위가 되려면 앱만 만들어놓고 손을 놓아선 안된다. 점주가 앱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후지원에 늘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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