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18 10:13

"나는 중국을 탓한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ABC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ABC News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자문 담당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대(對)중국 국민투표'로 규정했다. 또 중국이 수십만명의 중국인을 항공기에 태워 전 세계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뿌렸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나바로 국장은 17일(현지시간) ABC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11월 대선이 여러모로 중국에 대한 국민 투표가 될 것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퓨리서치그룹이 여론조사를 했다"라며 "이는 90% 이상의 미국 대중이 중국이 어떤 면에서 (미국에) 위협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자국 내 반중 정서를 강조했다.

이어 "내 판단으론 지난 3개월 동안 중국 공산당의 태도, 특히 이번 팬데믹 촉발의 측면에서 부정적 관점이 100%에 달하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국민 사이에 반중 정서가 한층 고조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중국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난 그들이 고의로 그랬다곤 말하지 않았다"라면서도 "그 바이러스는 우한에서 발생했다. 최초 감염자는 지난해 11월에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국인들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방패 뒤에서 두 달 동안 세계에 바이러스를 숨겼다"라며 "그들은 그 씨앗을 뿌리기 위해 수십만명의 중국인을 항공기를 통해 밀라노와 뉴욕, 세계 전역에 보냈다"라며 자국의 대규모 발병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온 주식·일자리 호황이 코로나19로 무너진 데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3년 반 동안 현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제를 건설했지만 중국이 약 30일 만에 이를 끌어내렸다"라고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백신 폭리'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은 1월15일 무역 합의에 서명했고, 우리 지식재산권을 훔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연방수사국(FBI)은 이제 중국 정부가 지식재산권을 해킹하고 세계로부터 백신을 훔칠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폭리를 취하고 세계를 인질로 잡아두기 위해 그 백신을 사용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래서, 나는 중국을 탓한다"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국장은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거론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중국의 오랜 친구였던 조 바이든이 (대선 후보로)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자국 내 반중 정서를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연결지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그는 중국을 비판하는 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동원했다. 나바로 국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의 공보비서라는 새 일을 얻어 기쁘다”면서 “내가 아는 바로는 그의 행정부는 수백만의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중국으로 떠나가게 한 무능 그 자체였다”고 비난했다. 전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통흑인대학(HBCU) 합동 졸업식 축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팬데믹인데 지도자들이 책임지려는 척도 안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인사들은 자국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중 언사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 논란을 수습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이같은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무역전쟁 재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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