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18 16:59

길병원 응급의학과, 노인운전자 나이대별 교통사고 손상 분석

응급의학과 최재연 교수.
응급의학과 최재연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75세 이상 노인운전자의 교통사고는 이하 연령대의 노인 운전자보다 발생률 뿐 아니라 손상 정도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최재연 교수(조진성, 우재혁, 임용수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응급실을 찾은 65세 이상 환자를 나이대별로 분석한 결과, 고령자일수록 교통사고 빈도와 손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연구기간 내 교통사고로 병원을 찾은 노인은 65~69세 1788명, 70~74세 1067명, 75~79세 441명, 80세 이상 17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75~79세와 80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2011년  41명(5.7%)과 12명(1.7%)에서 2016년 106명(7.5%)과 49명(3.5%)으로 각각 늘어났다. 이는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나이가 들어서도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노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수팀은 또 60세 이상 6427명을 비중증 손상자(5537명)와 중증 손상자(890명)를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60~64세 대비 75~79세 운전자의 중증손상 발생 확률은 1.39배로 고령자일수록 손상 정도가 심했다.

특이한 점은 중증 손상의 원인으로 70대가 60대에 비해 음주와 안전벨트 미착용 비율이 각각 2.02배와 2.06배 높다는 것이다. 또 고정시설물이나 단독 차량 추돌사고가 높았다. 손상 부위는 두경부 손상이 3428건(54.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흉부와 사지 손상이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한국도로교통공단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유발하는 사고는 매년 19.3% 증가했다. 사상자 수도 2001년 대비 2016년엔 3배나 늘었다.

최재연 교수는 “노인의 음주와 안전벨트 미착용이 교통사고 중증 손상발생률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고령화 사회의 교통안전 대책을 세울 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국제적인 노인학회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Geront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