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19 11:35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 "미리 알고 적극 치료하면 재수술 줄일 수 있어"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세균성 어깨관절염의 재발률을 줄일 수 있는 분류법이 개발됐다. 이 분류법에 따라 관절염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재감염에 의한 재수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사진) 교수팀은 '세균성 어깨관절염' 환자의 영상자료를 바탕으로 증상의 악화정도를 5단계로 분류해 이를 검증한 결과, 각 단계별 재감염율이 뚜렷하게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국제학회에 보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세균성 어깨관절염은 이름 그대로 세균이 어깨관절까지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세균이 혈관을 타고 관절을 감염시켜 조직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퇴행성관절염과는 기전이 다르다. 세균은 어깨 뿐 아니라 무릎, 팔꿈치, 손목관절 등 주로 큰 관절이라면 가리지 않고 공격할 수 있다.

이 교수팀은 세균성 어깨관절염 환자를 치료해도 재발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세균성관절염 재감염률은 많게는 5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관절염이 재발하면 재수술을 해야 하는데 예후가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기존의 분류체계로는 재발 가능성 여부를 알기 힘들뿐 아니라 이 때문에 수술전 계획과 수술후 관리도 쉽지 않다. 현재 재감염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 도중 관절경을 통해 확인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 교수는 31명의 세균성 어깨관절염 환자의 X선과 MRI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관절상태를 단계별로 분류했다. 영상에 나타난 활액막 및 관절 삼출액, 뼈 감염 여부, 연골부식 정도를 참고해 5단계로 나눠 재발률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모두 54.8%(17명)의 환자에서 재감염을 확인했으며, 1단계의 경우 재발률이 0%였지만, 5단계 환자는 100% 재발하는 등 단계가 높아질 수록 재발률이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했다. <표 참조>  이번 연구의 의미는 환자분류가 가능해지면 치료초기부터 적극 대응해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성 어깨관절 분류체계
감염성 어깨관절 분류체계

이 교수는 “새로운 분류체계를 활용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관절경 세척법이 아닌 절개식으로 구석구석 씻어내는 수술을 진행하는 등 재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이점을 말했다.

세균성 관절염은 세균이 피부상처 또는 성병, 인공관절, 심지어 소독되지 않은 침으로도 야기될 수 있다. 특히 하루나 이틀만에 관절손상과 함께 통증과 부종을 야기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교수는 “갑작스럽게 관절이 붓고 통증이 나타나면 진통제로 버티면서 시간을 끌 수 있다”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조직이 파괴돼 심각한 조직의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층의 경우, 이른 나이에 관절이 손상되면 장기적으로 일찍 퇴행성관절염이 올 수 있다.

연구결과는 관절수술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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