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5.19 16:40

네티즌 "600만원 예산범위 넘는 1500만원 집행은 부당"

방송인 김제동 씨. (사진출처= YTN방송 캡처)
방송인 김제동 씨. (사진출처= YTN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안성시 당선인이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연료 1500만원을 맞춰주려고 특별기부금을 걷었던 일이 있었음이 19일 확인됐다. 2017년 10월 21일 오후 안성시 소재 한경대학교에서 '김제동과 함께하는 안성역사특강' 강연자로 나선 김제동 씨에게 안성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당시 모금한 총액 약 6800만원의 22.1%를 사용했다는 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또 있다. 당시 '추진위'의 상임대표가 이규민 당선인이었고 당시 '소녀상 건립과 무관한 강연자를 섭외한다'는 등의 내부 반발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당시 '추진위' 기획사무국은 2017년 10월 16일 '강연료 및 계좌이체 수수료' 명목으로 700만원을 지출했다. 이후 추진위 관계자들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김제동 초청 강연회를 위한 특별기부금 800만원과 그 800만원의 지출은 제외된 액수'라는 내용의 공지글이 올라왔다.

행사 직전이었던 2017년 9월 추진위 측 SNS에는 "김제동씨 초청 강연회에 심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의견은 물론이고 "총회에서 제정 및 승인한 콘서트 예산의 범위(600만원)를 넘는 1500만원이라는 큰 금액의 집행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내용도 게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이 같은 건의가 제기된 당일 오후 추진위 운영위원회를 열고 김제동 초청 강연회에 대한 찬반 투표를 벌였다. 투표결과는 출석한 19명 중 찬성 16명(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이 당선인은 운영위 회의 후 SNS에 "총회에서 의결된 회칙에 비춰서도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음을 임원진들이 확인을 거쳤다"며 "예산은 기존 예산안에 '대중강연회 사업비'로 책정된 500만원만 지출한다. 추가된 예산은 일부 추진위원님들과 행사 수익으로 보충한다"고 올렸다.

그러나 실제 모금액에서 지출한 금액은 700만원이었고, 별도 모금으로 800만원을 추가로 모았다. 강연회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추진위에 따르면, 김제동씨는 강연 직후 강연료의 일부인 300만원을 추진위에 기부 형태로 돌려줬고, 나머지 강연료인 1200만원도 다른 곳에 기부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김제동씨에 대한 강연료 지급은 뒷말을 낳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소녀상 건립 목적으로 모인 돈의 상당 부분을 왜 소녀상과 관련이 없는 김제동씨 강연에 쓴 것인지 의문"이라며 "제목도 안성 역사특강인데, 그렇다면 김제동씨가 아니라 안성 향토연구가나 역사연구가 같은 사람을 모셨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이 당선인이 소녀상 건립 운동을 매개로 여러 행사를 벌이면서 자기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소녀상은 2018년 3월 건립됐고, 그 무렵 이 당선인은 6·13 지방선거 선거(안성시장)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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