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19 19:08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출처=WSJ 유튜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출처=WSJ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독일 기업을 인수했다가 8000억원 대 사기를 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기업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프리시전 케스트파츠(PCC)가 2017년 2월 사들인 배관기기 회사 빌헬름 슐츠다. 빌헬름 슐츠는 산패된 원유를 처리할 때 쓰는 스테인리스 환기구 등을 만든다. 가족기업으로 독일 서부 뒤셀도르프 주(州) 크레펠트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PCC는 당시 8억 유로(약 1조713억원)를 주고 빌헬름 슐츠를 인수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가짜 주문서와 송장으로 조작한 에비타(EBITDA·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바탕으로 책정된 가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빌헬름 슐츠 직원들은 포토샵을 이용해 회사의 회계자료를 조작해 회사가 잘 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이렇게 조작한 거래 건수가 최소 47건이다.

빌헬름 슐츠는 한때 세계 최대 독일 배관회사로 불리기도 했으나 무리한 대출금 ‘돌려막기’로 재정 상황이 어려워졌다. 현재 이 회사는 사기 혐의 등으로 독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중재협회 국제분쟁해결센터는 지난 4월 빌헬름 슐츠가 매수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투자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한 뒤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며 사기가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빌헬름 슐츠가 매각될 당시 가치는 1억5700만 유로(약 2102억원) 이상으로 볼 수 없다며 PCC에 6억4300만 유로를(약 8611억원) 돌려줘야 한다고 봤다. 결국 8000억원 대의 사기를 당한 셈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랭킹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현재 순자산 675억 달러(약 82조7000억원)를 보유해 제프 베이조스(1130억 달러) 아마존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98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760억 달러) 루이뷔통모에헤네시 회장에 이은 세계 4위 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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