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0 14:00

"'평화·대등·민주·대화' 8개 글자 재차 강조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Bloomberg QuickTake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연임에 성공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 첫 일성으로 중국이 강요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대등하게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대만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빈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 대화 전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더욱 구체적인 공헌을 하겠다"며 "'평화·대등·민주·대화' 8개 글자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지난 1월 대선 승리 연설에서 중국과 대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8글자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차이 총통은 "우리는 계속 중화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양안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바탕으로 대만이 국제사회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이후 대만은 민주 선거, 코로나19 방역 성과 두 가지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며 "국제기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 일본, 유럽 등 가치관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만은 코로나19 방역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것을 기회로 삼아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재참여를 강력히 추진 중이다.

이날 연설에 앞서 차이 총통은 총통부 강당에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와 쑨원 초상화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두 번째 임기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대만의 총통 취임식은 통상 총통부 앞 야외무대에서 치러져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실내에서 약식 행사로 진행됐다.

차이 총통은 지난 1월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로 재선에 성공한 데 이어 코로나19의 성공적 방역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집권 2기에도 안정적인 통치 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신(新)대만 국책싱크탱크의 최근 조사에서 74.5%에 달했다.

한편, 차이 총통의 두 번째 임기를 함께 할 부총통은 집권 민진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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