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0 17:59

기업공개 자격 요건 강화이후 첫 사례

루이싱 커피 관계자들이 지난해 5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루이싱커피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 최대 커피체인으로 ’중국판 스타벅스’를 꿈꿨던 루이싱(瑞幸·Luckin) 커피가 미국 나스닥으로부터 사실상 상장 폐지를 통보받았다. 대규모 회계부정 논란 한 달여 만에 나스닥에서 퇴출되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스닥은 이날 루이싱에 상장 폐지 결정을 암시하는 서면 통지서를 보냈다. 나스닥은 통지서에서 매출 조작과 불투명한 정보로 공공 이익이 침해받을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결정은 나스닥이 중국 기업의 상장을 제한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자격 요건을 강화한 후 나온 첫 상장폐지 사례다. 나스닥은 루이싱을 시작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고삐를 점점 더 조일 전망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중국 기업들이 투자자들을 보호할 여력이 충분한지 재무상태를 일일이 뜯어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초 루이싱은 2019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약 22억 위안(약 3800억원)의 매출액이 류잔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다른 직원들에 의해 부풀려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이 소식은 전해지자 하루 사이 루이싱 주가는 80% 이상 폭락했다.  지난 12일 루이싱은 지난 수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던 제니 즈야 찬 최고경영자(CEO)와 류 COO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루이싱은 지난달 7일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 폐지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일단 20일부터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 루이싱은 나스닥 청문회에서 회계 부정에 대해 소명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최소 2개월간 상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정리매매 기간인 셈이다.

2017년 6월 설립돼 중국에서 스타벅스의 라이벌로 자리잡은 루이싱은 작년 미국 증시에서 가장 성공적인 IPO를 진행한 중국 기업으로 꼽힌 업체다. '국민 커피’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내세운 애국주의 마케팅과 과감한 할인 정책으로 창업 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해 5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