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20 18:34

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팀 분석, 편두통어리럼증은 여성이 80%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귀에서 발생하는 ‘이석증’과 ‘심리적 원인’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수(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16년 동안 신경과에서 어지럼증으로 진단받은 2만1166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두 질환과 함께 뇌혈관질환, 편두통 등이 어지럼증에 관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어지럼증은 고령화시대에 급증하는 질환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만성화되거나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 결과,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으로 불리는 양성돌발체위현훈으로 24.2%를 차지했다.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증상을 보이다가 1~2분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일이 반복된다. 원인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귓속 반고리관에 이석이라는 물질이 흘러다니기 때문.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내부를 떠돌아다니며 자세를 느끼는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귀를 자극하는 충격이나 바이러스 감염, 약물의 부작용 등이 원인이다.

다음 발생원인으로는 심리어지럼증(20.8%)과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12.9%), 그리고 편두통성어지럼(10.2%), 메니에르병(7.2%), 전정신경염(5.4%)의 순으로 나타났다. 심리어지럼증은 과거에 어지럼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일종의 공황증상이다. 또 하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역시 심리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어지럼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이대는 5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19세 미만에선 편두통성어지럼증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선 양성돌발체위현훈이 많았다. 또 남성에 비해 여성이 두 배 가량 많았고, 특히 편두통성어지럼은 무려 81%가 여성이었다.

연구에서는 향후 30년 뒤 어지럼증 환자 수도 추정했다. 통계청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2019년 기준 약 200만 명의 어지럼증 환자는 2050년에는 40% 이상 증가해 약 289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초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질병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어지럼증에 대한 의료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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