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21 11:29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박혜지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박혜지 교수

스트레스 사회에서 크게 증가하는 질환이 ‘턱관절장애’다. 이를 악무는 습관이 턱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긴장토록 만들고, 여기에 신체불균형이 가세해 정상적인 관절운동을 방해한다.

실제로도 턱관절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턱관절장애로 치료받는 환자는 2015년 35만명에서 지난해엔 42만명으로 5년만에 약 17%가 늘었다. 20~30대 환자가 전체의 43%를 차지하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더 많은 것도 특징이다. 수험생과 직장 초년생들의 심리적 부담, 또 결혼과 출산 등이 모두 이 시기에 나타나는 스트레스 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사람은 저작근력이 강해 턱관절에 더 큰 하중을 줄 수 있다는 것도 그 배경이다.

턱관절장애는 입을 벌리지 못하거나, 억지로 벌리면 턱에서 우적거리는 소리가 나고, 통증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턱관절은 머리뼈라는 본체에 아래턱뼈를 이어주는 구조로 돼 있다. 그 사이에 관절원판이 있고, 인대와 근육이 본체와 부속뼈들을 붙들고 있다. 관절원판은 물렁뼈로 되어 있어 입을 열고 닫을 때 충격과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턱관절장애는 턱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아래턱 뼈 구조물중 하나인 하악과두가 탈구돼 발생한다. 증상이 심할 때는 수저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물론 하품조차 힘들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을 방치하면 턱관절에도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또 뼈의 구조가 변형돼 부정교합이나 안면비대칭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두통이나 이명, 신경통으로도 이어진다. 심한 경우 신체 다른 부위의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턱관절장애로 진단되면 비수술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교합안정장치, 물리치료, 보톡스, 운동요법, 약물요법 등이 그것이다. 교합안정장치는 입안에 끼는 장치로 변형된 턱관절을 바로잡아준다. 물리치료에는 따뜻한 찜질이나, 초음파, 레이저치료 등이 있다. 이때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평가해야하는 만큼 구강내과 전문의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는 교육도 받는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삼가고, 한쪽으로만 씹기나 이악물기 등 나쁜 습관을 바꾸도록 권한다. 

무엇보다 턱관절장애는 환자가 해야 할 몫이 큰 질환이다. 수화기를 어깨에 받치고 전화를 한다거나 거북목 등 턱관절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는 자세를 개선하지 않는 한 턱관절장애의 예속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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