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5.21 11:47

퇴임 기자간담회 "1979년 DJ와 만남이 정치 이끌어…97년 정권교체 후 삶은 덤"

(사진=전현건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퇴임을 앞두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루하루 쌓아올린 보람이 가득했던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88년 평화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한지 33년 만이다.

문 의장은 1945년 경기 의정부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중앙회장 등 학생운동 경력이 문제가 돼 임용에서 탈락되기도 했다.

1992년 14대 총선 때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부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문 의장은 15대 낙선을 제외하고 20대 총선까지 6선 의원을 지냈다.

문 의장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의 첫 만남과, 1997년 12월19일 김 대통령의 당선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1979년 동교동 지하서재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처음 만난 날 그 모습이 지금도 강렬하고 또렷하게 남아있다"며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세상', 그 말씀이 저를 정치로 이끌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날 모든 것을 걸고 이뤄야할 인생의 목표가 분명해졌다. 그리고 1997년 12월19일 김대중 대통령님이 당선됐다"며 "수평적이고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현실이 됐고 이로써 저의 목표는 모두 다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 이후 '내 인생음 덤'이였지만 돌아보니 덤치고는 너무 후한 정치인생을 걸어왔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무려 다섯 정부에서 제게 역할이 주어졌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었다"며 "젊은 문희상이 품었던 꿈은 지금도 살아있다"고 한 문 의장은 '팍스 코리아나'를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의 정치는 팍스 코리아나로부터 출발했다"며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를 만들고 싶은 당찬 포부"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왔다"며 "국민의 힘과 한국사회의 역량은 강화되어 어떠한 국난도 능히 극복해내는 강한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팍스 아시아나의 시대에는 한국·중국·일본 3국 서로 양보하며 협력속의 경쟁이 필연이다. 그 안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실현하고 우뚝 서기를 저는 염원한다"며 "몸은 떠나도 문희상의 꿈,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퇴임 후에도 정치원로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 지금, 나는 몹시 떨린다. 국회의장직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 자체였던 국회와 정치를 떠난다는 두려움일 것"이라며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늘 그렇듯이 다가올 낯선 미래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길을 가고 싶다는 설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문 의장은 "저는 6선의 국회의원이지만 두 번의 낙선도 경험했다"며 "그때마다 실의에 빠져있던 저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고향 의정부 시민의 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분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6선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며 "이 은혜와 고마움을 어찌 잊겠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8년 7월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에 오른 문 의장은 오는 29일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임기를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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