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5.21 17:48

"지금이 개헌 적기, 책임총리제 거쳐 내각제로…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못할 것"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성격을 아는데 민정수석 때 했던 태도를 보면 아마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의장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판단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고 언급했다.

문 의장은 '개헌'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촛불혁명을 제도로 완성해야 한다"며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은 지금이 제일 좋다"고 에둘러 말했다. 아울러 "여야가 모여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시는 비선 실세가 국정농단을 하지 못하도록 제왕적 대통령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각제로 가야한다"며 "다만 국회에 대한 불신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책임총리제를 중간단계로 거치자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역설했다.

문 의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과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모든 지도자가 대개 적폐청산으로 시작하지만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 보복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이 늘어난다"며 "그러면 개혁 동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21대 국회에선 과감하게 통합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통합에 이런 적기가 없다"면서 "의장단 임기가 시작되는 6월에 의장단, 원내대표, 상임위원장을 다 초청해 만나고 여야가 실질적으로 협의하는 여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지난 2년 가장 기뻤던 날은 검찰개혁, 사법개혁이 통과됐던 날"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출근 첫날부터 검찰개혁을 얘기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 그것으로 인해 돌아가셨다. 그 자책감이 내게도 있고 문 대통령에게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지난 총선에서 문 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하려다 '아빠 찬스' 논란에 휘말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아들 석균씨와 관련해선 "아들 출세시키려고 내 위치를 이용하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쓰라린 심경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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