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2 11:15

전인대 개막…사상 최초로 올해 성장률 목표치 제시 안해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22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 제시를 포기했다. 대신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코로나 19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기조를 드러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이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구체적인 성장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다"며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 것이 6대 안정(고용·금융·무역·외자·투자·경기전망) 실현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리 총리는 "올해는 일자리 안정과 민생 보장, 빈곤퇴치, 모두가 잘 사는 샤오캉 사회 건설에 업무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못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면 오히려 부담만 될 수도 있어 아예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8%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작년의 반 토막에도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작년 성장률은 6.1%였다.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아 경제 운용폭이 넓어진 중국은 올해 하반기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된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3.6% 이상으로 편성해 지난해보다 재정적자 규모를 1조 위안 넘게 늘린다고 밝혔다. 작년 재정적자 비율이 GDP의 2.8%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0.8%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대규모로 재정을 풀어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감세조치가 뒤따른다. 리 총리는 "시장 주체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5000억 위안 규모의 감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 신규 취업자 수 목표는 900만명으로 설정해 지난해 1100만명보다 줄였다. 목표 실업률은 지난해 5.5%에서 6%로 상향 조정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악화 상황을 반영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5% 정도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