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5.23 00:10

조합, 30일 총회 열고 시공사 선정…총 공사비 8090억 규모

위쪽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제시한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과 대우건설이 제시한 '트릴리언트 반포'의 투시도 (사진제공=각 사)
위쪽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제시한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과 대우건설이 제시한 '트릴리언트 반포'의 투시도 (사진제공=각 사)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현재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시장에서 최대어로 손꼽히는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수주에 시공순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5위 대우건설이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의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25층, 17개 동, 2091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8090여 억원에 달한다.

반포3주구 조합은 오는 3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두 건설사는 수주고 달성을 위해 다양한 특화 설계부터 준공 후 분양, 리츠(REITs), VVIP 호텔급 컨시어지 등의 조건을 제안했다. 앞으로 일주일 후면 반포3주구에 승리의 깃발을 꽂을 건설사가 정해진다.

지난 20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반포3주구 래미안 홍보관을 방문,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지난 20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반포3주구 래미안 홍보관을 방문,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그룹 계열사 기술력 총동원…‘후 분양‧사업기간 1년 단축’ 제안

먼저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에 ‘구반포 프레스티지 by Raemian’을 제시하고, 삼성그룹 계열사와 협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삼성그룹이 갖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조경, 디자인 기술 등의 역량을 발휘해 해당 지역을 래미안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과 연계된 서비스를, 삼성SDS와는 홈 IoT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연결한 래미안 A.IoT를 도입하기로 했다. 조경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과 협업한다. 이를 활용해 반포3주구를 미세먼지, 바이러스, 소음을 줄인 ‘클린 아파트’, ‘안전한 아파트’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각 동 입구에는 퓨어게이트를 설치, 에어샤워를 통해 고속의 바람으로 미세먼지와 바이러스를 털어낼 수 있다. 각 세대에는 중문과 에어드레서가 적용된 클린현관을 제공해 외투 등에 남아있는 잔여먼지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 단지 중앙에는 축구장 약 3배 크기의 자연숲(2만㎡ 규모)을 만든다.

단지 곳곳에 스마트 기술도 선보인다. 단지 출입구와 놀이터, 주차장, 9호선 구반포역 연결통로에 500만 화소의 CCTV를 설치하고, 에스원에서 제공하는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과 연계해 침입이나 화재, 쓰레기 방치, 쓰러짐 등의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해 사고나 범죄를 예방한다.

이외에 삼성물산은 ‘준공 후 분양’을 제시하고 1년 이상 사업 진행 기간을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준공 후 분양은 총회에서 결의하는 사업비 전체를 시공사가 책임지고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후분양은 조합 분담금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용등급 AA+ 신용등급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100% 준공 후 분양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또한 사업기간을 1년 이상 단축하고 사업비 금융비용 등을 절감해 조합원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사도급계약 체결 이후 관리처분인가까지 3개월 만에 진행하고 실제 공사기간 역시 34개월 이내에 마무리 한다.

지난 13일 김형(오른쪽) 대우건설 사장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이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조합관계자와 면담하고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지난 13일 김형(오른쪽) 대우건설 사장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이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조합관계자와 면담하고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 “한남더힐 뛰어넘겠다”…선분양‧후분양‧리츠 제안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에 ‘트릴리언트 반포’를 제시하며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대우건설이 이번 수주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고급화’다.

단지명부터 다이아몬드를 가장 아름답게 세공하는 커팅 방식인 ‘트릴리언트 컷팅’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었다. 외관 디자인은 햇빛이 반사돼 은은한 광택을 자아내는 루버와 커튼월룩을 활용해 꾸민다. 단지 내 호텔급 워터플레이 파크와 국내 최초 선큰형 테마정원을 도입해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조경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VVIP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글로벌 컨시어지 1위 업체 퀸터센셜리와 손잡고 ▲여행, 골프, 식당 등의 섭외 및 예약 대행 서비스 ▲의전, 통역 서비스 ▲실생활 전 분야에서 맞춤 정보 제공하는 비서 서비스 ▲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을 연동한 하우스키핑 서비스 ▲드롭 존(drop zone) 발렛 파킹 서비스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트릴리언트몰’이라 명명한 상가 특화 전략도 내놓았다. 이 상가에는 차별화된 외관, 특화된 오픈 중정과 루프탑가든, 명품 브랜드 타운 조성과 함께 상가 운영 활성화를 돕는 VVIP 매니지먼트 서비스 등이 적용된다. 회사 측은 “강남의 핫 플레이스가 될 트릴리언트몰의 성공과 번영이 트릴리언트 반포의 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 조합에 선분양, 후분양, 리츠 상장 등 세 가지 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리츠는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어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사업비 전액 0.9% 고정 금리를 보장과 함께 신속한 사업추진으로 조합원 분담금도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CEO까지 전면에 나서 

지난 19일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열린 반포3주구 1차 합동설명회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직접 참석해 수주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20일부터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 내에 각각 홍보관을 오픈하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영호 사장은 합동설명회에서 “철저한 사업 준비를 통해 입주일자를 포함, 사업 일정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고, 김형 사장은 “입찰제안서와 계약서 내용을 지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조합원들께 최고의 개발이익을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아크로리버파크’의 3.3㎡당 1억원 돌파로 국내 대표 부촌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포에서의 재건축 사업 성공은 각 사에 향후 홍보효과와 강남 지역에서의 재건축 사업을 이어가는데 상징성이 크다”면서 “이렇기 때문에 두 건설사 모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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