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05.22 15:44

"2016년 지진 당시 일본으로부터 도움 받아…포용력이 신라의 찬란한 문화 이룩한 원동력"

주낙영 경주시장. (사진=주낙영 페이스북)
주낙영 경주시장. (사진=주낙영 페이스북)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한일 간 외교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해 논란이 된 주낙영 경주시장이 "전쟁 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하는 법"이라고 해명했다.

경북 경주시는 지난 17일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 등에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 등 방역물품을 지원했다.

이후 21일 지원 사실이 경주시 홈페이지에 공개되면서 "일본을 왜 돕느냐", "일본 지원하라고 세금 낸 거 아니다"라며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주 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경주시가 일본의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데 대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 하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2016년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 경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우호도시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두 달 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중국으로부터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지원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마스크 대란을 겪었듯이 일본이 비닐 방역복과 플라스틱 고글이 없어 검사를 제때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문화대국인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또 주 시장은 "전쟁 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하는 법"이라고 강조하며 "지정학적으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세 나라는 이미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주시가 과거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수도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넓은 포용력과 개방성이 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이룩한 원동력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포용력을 통해 외국 관광객들을 많이 이끌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 시장은 "그런 복합적 관점에서 다소 여유가 생긴 우리 시가 지원을 하게 됐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극일(일본을 이기는 것)"이라고 호소하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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