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03.28 10:13
미국의 맹견 일종인 핏불 테리어. 여럿이 함께 떼를 지어 몰려다니기 좋아하는 점에서 남성은 고양이보다는 개에 가까운 속성을 보인다.

개를 남자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한다. 친구라서 서로 닮았다. 닮았다고, 친구라서 같다는 말은 아니다. 같으면서도 다르기에 남자에 대한 착각도 슬픔도 생긴다.

어떤 여자가 기르던 개를 보고 “남자친구도 너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그의 바람처럼 남자는 개와 많이 유사하다. 수캐와 마찬가지로 남자는 마음에 둔 주인을 잘 배신하지 않는다. 무리를 이끄는 두목을 중시하며 여럿이 함께 떼 지어 몰려다니기를 좋아한다. 수캐가 암캐를 가리지 않듯 남자도 치마를 입은 여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개를 기르던 여자의 슬픔이다. 남자는 여자를 주인으로 여기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보다 여러모로 우월하다. 현대 연구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에 비해 육체적, 사회적으로 더 뛰어나다고 한다. 여자는 양쪽 두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더 두껍고 긴밀해 남자보다 정보 교환에 더 유리하고 감성이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남자보다 3배가량 더 많은 어휘를 사용해 대화를 나눈다. 따라서 여자의 말이 만들어 내는 풍부하고 다양한 의미를 남자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마치 어른과 애가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안에 담고 있는 의미의 깊이에서는 이해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감성의 시대다. 하지만 남자는 구조적으로 감성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태생 자체가 그렇게 생겨먹었다. 게다가 기억력도 떨어진다. 즉 여자의 감정을 읽고 이해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자기의 잘못도 기억 못한다. 보통 여자들이 남자를 지켜보면서 속이 타는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타고난 머리가 영 신통치 않다는 데 있다.

여기에 어른과 어린아이, 사람과 개가 있다고 치자. 먼저 누구의 언어가 더 발달하고 누구의 지성이 더 발달했을까를 물어본다. 당연히 어른과 사람의 언어와 지성이 탁월하다. 따라서 어린아이나 개는 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이다. 여기 남자와 여자가 있다. 남자의 강점이라 뻐기던 육체적인 힘과 수학적 계산능력은 이제는 기계나 알파고에게 맡겨도 좋다.

그렇다면 이제 누가 누구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는지를 확인할 차례다. 지금껏 우리는 강자란 약자를 배려하고 사회를 지켜나간다고 배워왔다. 강자와 약자의 구분에 따라 어느 면으로 보아도 우월한 여자가 모자란 남자를 이해해주고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개에게 이해를 바라는 것은 사람의 할 일이 아니듯, 남자의 이해를 바라는 것은 여자의 할 일이 아니다.

남자는 개의 행태 및 습성과 유사한 면모를 보이지만 진짜 개는 아니다. 개보다 할 줄 아는 게 여러모로 더 많기 때문이다. 개에게 운전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게다가 사람과 유사하게 생겼고 말도 하며 우연찮게도 어머니가 여성이다. 이 때문에 남자를 종종 사람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슬프게도 ‘사람’을 기대하지만 결과는 ‘개’로 나올 때가 종종 있다. 겉모습의 착각이 가끔 실망과 분노에 젖게 하더라도, 우월한 존재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개도 애완견부터 투견까지 용도가 다양하듯 남자도 크기와 하는 짓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우리는 개의 용도에 따라 충성, 용기, 희생, 애교, 인내, 날렵함, 집요함, 빠름, 공격성, 결단, 예민한 감각을 기대한다. 자그마한 애교덩어리인 말티즈를 집요하고 예민한 감각이 필요한 사냥터에 끌고 갈 수 없고, 공격성만이 두드러지는 투견을 갓난아이와 놀게 둘 수 없는 것이다. 모든 개가 가장 똑똑하고 충성심 강한 리틀 리버는 아니다. 때문에 용도에 맞는 남자를 고르는 것도 여성의 지혜다.

개를 키우는 여성의 한숨처럼 남자친구의 주인이 되는 길은 참으로 지난하다. 수컷 남자에게 암컷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사랑하는 남자친구나 남편의 진정한 주인이고자 한다면 먼저 연인보다는 친구의 위치에서 관대한 태도로 이해해 주어야 한다. 그러고도 힘들다면, 별로 맘에는 안 들더라도 전 주인에게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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