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5.25 14:06

민승기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

민승기(왼쪽) 교수와 백승목 박사 (사진제공=포항공대)
민승기(왼쪽) 교수와 백승목 박사 (사진제공=포항공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국내 연구팀이 화산 폭발이 지구 강수량을 줄어들게 하는 원인을 밝혔다.

민승기 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교수와 백승목 박사팀이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취리히공과대학, 에딘버러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화산폭발로 유발된 엘니뇨가 전 지구 강수량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결과를 내놓았다.

지금까지 화산활동이 전 지구 강수를 줄인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불확실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이후 2~3년 동안 전 지구 평균온도는 약 0.2도 감소했다. 화산 폭발로 성층권에 방출된 엄청난 이산화황 입자들이 태양빛을 반사시켜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열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화산 폭발은 지구 냉각 효과와 함께 육지 강수량을 감소시키는데 그 크기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마다 달라 매우 불확실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화산 폭발 후의 강수 감소를 결정하는 주원인이 엘니뇨 반응 차이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이 여러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종합해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모델에서 화산 폭발 이듬해에 엘니뇨가 나타났으며 몬순 지역을 중심으로 강수가 크게 감소했다.

기후모델 시뮬레이션마다 엘니뇨 강도가 달랐는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수록 강수 감소가 더 뚜렷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공학 기법의 부작용을 파악하거나 수 년 후 기후를 예측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화산 개념을 도입해 성층권 하부에 화산재 주성분인 이산화황을 뿌려 온난화를 줄이자는 지구공학 기법이 사용되면 지구의 강수 패턴을 변화시키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민승기 교수는 “화산을 모방해 햇빛을 차단하는 지구공학 기법이 적용되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는 몬순 지역에서 가뭄과 물 부족 피해가 오히려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사이언스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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