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7 09:58

아내 4명, 자녀 17명…500억 홍콩달러 재산 상속 놓고 법정다툼 지속

마카오 도박업계의 대부 스탠리 호 SJM홀딩스 명예회장. (사진=CNN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마카오 도박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스탠리 호(何鴻桑) SJM홀딩스 명예회장이 9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 언론을 인용해 “마카오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서는 카지노 도시로 일궈낸 호 명예회장이 홍콩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21년 네덜란드 출신 유대계 아버지와 중국 본토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홍콩에서 태어난 그는  홍콩 퀸스칼리지와 홍콩대에서 공부했으며, 중일전쟁이 터지자 마카오로 피신했다. 이때부터 마카오와 중국을 오가며 사치품을 밀수해 부를 축적했다.

그는 1961년 마카오에서 유일하게 카지노 면허권을 따내 40년간 현지 도박 시장을 독점했다. 그는 2001년 마카오 카지노 시장이 개방될 때까지 세계적 ‘카지노 제국’을 지배했다. 호가 설립한 SJM홀딩스는 1970년 리스보아 카지노 호텔을 시작으로 그랜드 리스보아 카지노 호텔, 타이파 카지노 등 20개 카지노와 3개 호텔을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1년 카지노 시장 개방 전까지 그의 회사는 마카오 전체 세금의 절반 이상을 냈다. "마카오의 낮은 포르투갈이, 밤은 스탠리 호가 지배한다”, “마카오에서 쓰는 돈의 절반은 스탠리 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본토의 고위층도 마카오 카지노에 발을 들이자 그는 공산당과도 인맥을 형성했다. 그는 중화권 범죄조직 삼합회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는 도박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는 2001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인내심이 바닥이기 때문에 도박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8년 기준 그의 재산은 50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검은돈’이 오가는 도박산업의 특성상 그의 재산 대부분은 차명으로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 명예회장은 4명의 아내를 뒀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자녀만 17명에 달한다. 이중 부인 1명과 자식 2명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말년에는 자녀들의 재산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0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로 재산 분배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의 자녀들이 후계 구도를 놓고 다툼까지 벌였다. 재산 분쟁은 2018년 둘째 부인의 장녀 데이지(56)가 SJM홀딩스를 물려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지난해 1월에 딸 팬시 호(58) 탁홀딩스 회장이 이복형제들과 힘을 규합해 SJM의 경영권 쟁취를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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