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27 11:43

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팀, 천식환자가 흡연 계속해 발생…국제 치료기준 근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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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에게 흡입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정립되지 않았던 이들 환자에 대한 치료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이진국(호흡기알레르기내과)교수팀이 최근 ACO(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환자에게 흡입스테로이드 약제의 치료효과를 소개한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소개돼 향후 국제 치료권고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ACO(Asthma COPD overlap)란 천식과 만성폐쇄성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질환을 말한다. 천식 환자가 흡연을 계속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추가로 앓게 되는 것이다.

두 질환은 같은 호흡기질환이지만 발생기전과 증상이 전혀 다르다. 천식은 일종의 알레르기 현상으로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져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기도가 좁아지면서 색색거리고, 가슴이 답답하다. COPD는 폐포(허파꽈리)가 손상돼 산소가 몸안으로 유입되지 않는 질환이다. 오랜 흡연으로 산소교환장치인 폐포가 망가지면 숨을 크게 쉬어도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가쁘게 몰아쉰다.

그간 학계에선 ACO환자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발표는 있었지만 이들에 대한 치료기준은 지금까지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진국 교수
이진국 교수

이번 연구는 대규모의 다기관 전향적 연구로 진행됐다. 국내 만성폐쇄성폐질환 코호트를 바탕으로 5가지 진단기준을 이용해 1067명의 환자를 선정하고, 흡입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제 반응의 기준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세계천식기구(GINA) 지침에 의해 진단된 ACO 환자는 흡입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제를 투입한 경우 증상이 크게 줄었다. 또 혈중 호산구 수치가 300개/uL 이상일 때는 흡입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제에 우수한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기관지확장제 반응성이나 혈중 IgE 수치, 천식의 과거력 등은 흡입스테로이드의 치료반응과 연관이 없었다. 혈중 호산구 수치기준은 흡입스테로이드 치료에 유리한 반응의 예측인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연구는 천식을 앓고 있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환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교수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성인의 각각 5%와 13%(40세 이상)에 이를 정도로 높은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 환자에게 ACO가 발생하면 금연은 물론 흡입스테로이드 약제치료를 서두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2019년 유럽호흡기학회에서 ‘Late Breaking Abstract’로 발표됐으며, 국제학술지인 ‘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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