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7 13:39

트럼프 "우편함 강탈당하고 투표용지 위조될 것"…11월 대선 앞두고 민주당 도입하려는 우편투표 관련 '선거조작' 주장

트위터가 경고 딱지를 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팔로어 수가 8030만명에 달하는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가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트윗에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며 경고 딱지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 주장에 트위터가 처음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우편 투표는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트윗 두 건에 파란색 경고 표지(標識)를 달면서 '우편 투표에 대한 팩트를 확인하라'는 문구를 넣었다.

문구를 클릭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 그에 대한 언론 보도, 전문가 의견을 담은 화면으로 이동한다. 화면에는 "CNN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주장은 근거가 없고, 전문가들은 우편 투표가 투표 사기와 관련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본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 화면은 트위터가 자체 편집한 것이다.

트럼프는 문제의 트윗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우편 투표 방식을 도입하자는 일각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우편함이 강탈당하고, 투표용지가 위조되며, 불법적으로 인쇄되거나 부정하게 서명될 것이다. 선거 조작이 될 것이다.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정책을 바꾸기 시작해 이달 초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에 관한 정책을 새로 도입했다. 공공보건과 안전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올릴 경우 국가 정상이 쓴 트윗이라도 삭제하겠다면서 팩트체크를 시작했다.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트윗에 경고 표시를 붙인 것이다.

트위터는 성명에서 "해당 트윗이 투표 절차에 관해 오해 소지가 있는 정보를 담고 있어서 우편 투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딱지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트위터의 이런 조치는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방해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트윗도 문제가 됐지만, 트위터는 이 트윗에는 경고 딱지를 붙이거나 삭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MSNBC 방송 진행자인 조 스카보러가 하원의원 시절 기혼인 여성 직원과 외도했으며, 2001년 이 직원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트윗을 올렸다.

한편, 미  정치권에서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우편 투표 실시 여부를 놓고 이에 찬성하는 민주당과 반대하는 공화당이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 음모론을 제기하는 데는 우편 투표가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우편 투표가 확대될 경우 민주당에 우호적인 성향이면서도 대체로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과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 유권자의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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