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05.27 15:21

수양딸 곽씨 "어머님이 제기한 문제들을 음모론으로 모는 건 모욕"
박용진 민주당 의원 "이 할머니에게 문제 있는 듯이 하는 건 본질 흐리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친여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과 관련해 '배후설'을 주장하고 나서자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 씨를 비롯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박용진 민주당 의원까지 일제히 나서서 김 씨를 비판했다.

김 씨는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할머니의 입장을 대신 정리해 썼다는 수양딸 곽모 씨에게 "할머니 생각을 대신 정리하셨다고 하셨는데 질문이 있다"며 "수양따님이 정리를 혼자 했다고 했는데, 7~8명이 협업했다는 보도가 있다. 누구 말이 맞는 것이냐"고 물었다.

김 씨는 앞서 지난 26일에도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했다"며 "기자회견문 중 '소수 명망가'라는 표현은 그 연세 어르신이 쓰는 용어가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조직을 이끌 때 드러나는 단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JTBC 인터뷰를 통해 "나는 무식한 사람이지만 기자회견문은 제가 읽다 쓰다 이러다 썼다. 옆에 딸이 있으니까 이대로 똑바로 써달라고 했다"며 "내 나이가 돼 봐라. 글 똑바로 쓰나.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 다시는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이어 곽 씨도 "어머님의 구술을 문안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곽 씨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의 '김어준을 비롯한 음모론자들의 잘못'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어머님이 오랫동안 고민하며 제기한 문제들을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몰아 어머니의 본뜻을 가리고,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는 늙은이로 치부한 것은 그 자체로 모욕 행위"라며 "나를 비롯한 할머니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모욕했다. 토착왜구의 음모에 휘둘리는 정신 나간 사람들로 매도했다"고 규탄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김 씨 비판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씨를 겨냥해 "걸어다니는 음모론"이라며 "김어준 씨가 냄새가 난다는데 방송 그만 두고 인천공항에서 마약탐지견으로 근무해라"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그는 또 다른 글에서 "비유가 적절하지 못했다"며 "탐지견은 뛰어난 후각능력으로 우리를 도와주는 반면 김어준은 그렇게 후각이 뛰어나지 않다"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그가 맡는다는 그 냄새는 사실 제 몸이 풍기는 냄새"라며 "존재 자체가 음모론이다 보니, 늘 몸에서 음모의 냄새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김 씨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박 의원은 2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씨를 정조준 해 "어른의 말씀이 문자로 정리될 때 그 투가 당연히 다르다"며 "저만 해도 제가 쓰는 기자회견문하고 제가 하는 말투하고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런 것을 가지고 마침 무슨 배후가 있는 것처럼 해서 이용수 할머니의 진정성,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우리 미래세대에게 주는 열쇠, 그리고 지금 돌아봐야 할 30년 운동의 반성적 회고를 할 때가 된 것"이라며 "누구도 그 운동의 정당성을 훼손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계속 이 할머니가 마치 뭔가 이렇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으로, 본질을 흐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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