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0.05.30 16:05
왼쪽은 한 인스타그래머가 영수증 부업 수익을 인증한 게시물, 오른쪽은 박지훈 기자가 조작해본 영수증 부업 인증 화면이다. (자료화면=인스타그램 캡처, 박지훈 기자)
왼쪽은 한 인스타그래머가 영수증 부업 수익을 인증한 게시물, 오른쪽은 박지훈 기자가 조작해본 영수증 부업 인증 화면이다. (자료화면=인스타그램 캡처, 박지훈 기자)

[뉴스웍스=남빛하늘·박지훈 기자] 유○쌤은 보내준 링크 주소로 접속해 준회원으로 가입한 후 유료 결제하면 정회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천인 이름에 유○쌤의 아이디가 지정돼 있는지 확인하라고도 당부했다. 그렇게 돼야만 본인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소를 통한 가입이 그의 실적으로 잡히는 모양이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정회원이 되면 영수증 및 모집 수당을 얻을 자격이 생기는 동시에 본사 혹은 추천인을 통한 교육이 기다린다. 추천인은 교육이 시작되면 스스로를 멘토(선배), 신규 정회원을 멘티(후배)라고 지칭한다. 영수증 게시법과 계정관리, 홍보방식, 글 작성 노하우, 상담법 등을 가르친다.

◆조작된 수익부터 돌려쓰는 돈다발 사진까지

영수증 부업의 민낯을 고발한 취재원들의  대부분은 정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거짓홍보가 불가피하다고 실토했다. 큰 돈을 벌려면 막대한 수익을 낸 것처럼 조작한 사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위 사진과 같은 식이다.

유○쌤은 “A은행에서 입금자명을 후○톡으로 바꾸고 B은행으로 보내면 회사로부터 수익금을 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이 같은 조작 인증 글도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멘토의 인증사진을 그대로 도용하거나 일부 수정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은행 입금 내역 인증에는 카카오뱅크(카뱅) 배너 알림을 캡처한 사진이 주로 이용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카뱅 앱은 설치와 동시에 입출금내역 푸시 알림 기능이 적용되지만 다른 은행들은 별도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S은행은 앱 설정에서 푸시 알림 기능을 켜야 하고, 대부분의 은행은 전용 알림 앱을 설치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이미 관련 업계에서 손 털고 나온 C씨는 “명품가방이나 돈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은 선배가 후배에게 빌려주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얻은 사진을 불법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멘토는 멘티와 상담하는 카톡 내용을 홍보 글에 인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굉장히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유○쌤은 지인의 협조를 구해 대화 내용을 만들어도 된다고 했다. 지인이 카톡으로 문의하는 것처럼 말을 걸면 경력 많은 멘토인 것처럼 답변하면 된다는 식이다. 프로필 사진과 이름은 카톡 모자이크 기능으로, 대화 내용은 앱을 이용해 블러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취재팀이 “거짓말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묻자 유○쌤은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문의 글조차 오지 않을 것”이라며 “정말 이 일로 성공한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있는 진짜 수익 내역을 인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회원도 가려 받아라”

멘토는 카톡으로 상담을 청한 사람이 저렴한 회원제 가입을 원한다고 하면 거절하는 척 하라고 가르쳤다. 조금 더 설득하면 고가 회원제에 가입시킬 수 있는데, 굳이 저가 회원으로 받을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취재팀이 수많은 카톡 오픈채팅방에 입장해 11만원짜리 회원제 가입 의사를 타진한 결과 대부분의 방장은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이들은 99만원 회원제에 가입하면 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저가 회원제와 차별화된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취재팀은 들인 비용에 비해 그나마 나은(?)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이었다. 영수증 부업 피해를 입은 한 주부는 “유료 회원 가입을 하자마자 멘토가 먹고 튀었다”고 호소했다. 멘토가 본인을 구슬려 유료 회원에 가입 시켜놓고 그만큼의 교육을 해주지 않고 연락 두절됐다는 것.

◆홍보에 기사까지 활용

가장 큰 충격은 인터넷 언론사가 일부 부업인들을 홍보에 참여한다는 점이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수증 부업’을 검색하면 ○○쌤, ○○맘이 후배양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등 얼토당토 않는 기사가 다수 올라와 있다.

이들 언론사는 “후○톡을 통한 영수증 부업이 어렵지 않다”고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쌤은 오프라인 교육지원과 1대1 카톡 지원을 한다”거나 “포털사이트에서 ‘후○톡 ○○쌤’을 검색하라”고 대놓고 권하기도 한다.

언론사를 활용하는 부업인들은 정회원 유치를 위해 유튜브나 아프리카TV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한다. 심지어 SNS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노령층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한다.

이처럼 영수증 부업 홍보에는 각종 편법이 난무했다. 취재팀이 직접 카톡 오픈채팅방을 열어서 얼마나 많은 문의가 들어오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3회 계속, 31일 오전 0시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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