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8 13:19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 "멍 부회장 범죄 혐의, 캐나다 범죄인 인도기준에 부합"

캐나다에 억류 중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캐나다에 억류중인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華爲) 부회장이 캐나다 법원에서 열린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여부 관련 재판에서 불리한 판결을 받았다. 이에따라 가택연금 중인 캐나다를 떠나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대법원은 미국 검찰이 캐나다 사법당국에 기소한 멍 부회장의 범죄 혐의가 ‘이중 범죄(double criminality)’에 대한 캐나다의 범죄인 인도기준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이중 범죄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피의자가 다른 국가로 인도되려면 체포된 혐의가 체포한 국가에서도 범죄로 인정돼야 한다. 이번에 캐나다 법원은 미국에서 은행 사기 등을 통해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멍 부회장의 혐의가 ’캐나다에서도 범죄'라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이다.

CNN은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유·무죄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멍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가 캐나다에서도 범죄임을 입증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멍 부회장은 100만 캐나다 달러의 보석금을 지불하고, 밴쿠버의 100만 달러(약 12억원)짜리 저택에서 지내고 있다. 거의 1년 반 동안 밴쿠버에서 가택 연금중인 멍 부회장은 이날 발목에 전자 발찌를 차고 법원에 들어섰다.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을 둘러싼 재판은 앞으로 2심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공판은 6월에서 9월 하순이나 10월 초순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 결과는 중국과 캐나다 간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의 판결에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멍 부회장이 결백하다고 믿고 있으며, 멍 부회장이 공정한 판결과 자유를 모색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캐나다 중국대사관은 “미국과 캐나다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악용해 중국 인민의 법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미국의 목적은 첨단 기술기업 화웨이를 망가뜨리는 것이며, 캐나다는 미국의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자오리졘(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캐나다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남용해 애꿎은 중국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며 "멍 부회장을 석방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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