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05.28 15:03

"국제사회 공조 역량 시험대에 올라…제로섬 경쟁에 대한 우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제공=외교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제공=외교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8일 미중 갈등 상황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민관 협업 하에 의미와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세종로 외교청사에서 열린 7차 외교전략조정 통합분과회의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갈등과 파급 효과와 관련해 국내의 우려가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가간 인적 경제 교류 중단으로 시계가 멈춘 듯 국제사회가 고요해진 듯 보였으나 국제질서 변화의 흐름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며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한 개별국가의 대응 역량과 국제사회의 공조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기존 국제질서를 지탱하던 규범들이 흔들리고 국가 간 관계에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제로섬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전쟁을 계기로 비대면, 무인화 등 첨단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 확보를 둘러싼 국가간 경쟁 또한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며 "팬데믹 이후 우리에게 다양한 도전과 어려운 결정의 순간들이 보다 빠른 속도로, 한층 높은 강도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 장관은 "우리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민관 합동의 체계적 방역으로 우리의 혁신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 인프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수요가 높아졌다"며 "이를 계기로 능력 있는 중견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지도 한층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흐름을 발판 삼아 주요국과의 상호 호혜적 경제회복 견인을 통해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디지털 강국으로서 도약을 뒷받침하는 외교를 펼쳐 나가야 한다"며 "대외개방형 통상국가로서 세계화 추세의 변화에 대응해 과거로의 퇴보가 아닌 미래로의 전진을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연대를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강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상황 추이를 보아가면서 철저한 위기대응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며 "지난해 말 외교전략조정회의에서 확대협력 외교, 일관성 있는 외교, 전략적 경제외교를 제시하고,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도 정부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적 절차의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보건협력 등 국제공조에서 모든 국가와 연대와 협력, 상호 신뢰와 포용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확대하는 확대협력 외교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다가오는 도전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다양한 상황과 이슈별로 대응 방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국익을 수호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데믹으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활동이 어려워진 가운데에도 우리와 경제관계가 밀접한 국가들과 기업인의 예외적 입국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전 속에서도 창의적, 능동적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전략조정회의란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능동적인 대외 전략을 마련하고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출범해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조정회의 산하에는 차관급 주재 외교안보, 경제과학기술 분과위를 두고 관계부처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4국 등과 조정이 필요한 다양한 현안들을 협의해 왔다.

이날 회의에는 강 장관과 외교부 주요 간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통일부, 청와대, 국정원, 국방연구원, 국무조정실, 보건복지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가 참석했다.

향후 외교부는 분과회의 결과를 포함해 관계부처와 민간 학계, 업계와의 협업 과정을 거쳐 올 여름 제3차 외교전략조정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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