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20.05.29 09:38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초등학교 2학년 지유는 2개월 전부터 자주 아프다며 조퇴를 하고 등교거부를 반복적으로 하여 병원을 찾았다.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학교에 가겠다’고 어머니와 굳게 약속을 하지만 막상 다음날이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머리가 아프다며 자꾸 등교를 거부하고 억지로 학교를 보내면 어머니가 잘 있는지 궁금하여 쉬는 시간에 안부 전화나 문자를 수시로 하고 여기저기 아프다며 조퇴를 많이 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학교에 가지 못하고,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던 아이들이 순차적으로 등교개학을 맞고 있다. 학교에 가지 않은 시간이 길었던 만큼,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적응과정에서 보일 수 있는 어려움, 편안한 집에서 벗어난 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등교를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분리불안은 아동에게 흔히 보이는 정상발달에 속하며, 수줍고 겁이 많은 아이는 처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갈 때 불안하여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행동을 일시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주 등교거부 행동을 보이거나 억지로 학교에 보내면 조퇴를 하고 돌아오는 경우는 심각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부모는 흔히 아동이 등교거부를 하는 것에 대해 ‘학교 선생님이 무섭거나 규칙이 엄격하거나,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벌 받을까봐 그런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건 아동이 등교거부를 한다는 것은 정신과적인 응급상황으로 볼 수 있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은 “과거에는 등교를 거부하는 아동에 대해 학교공포증school phobia 혹은 등교거부증school refus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좀 더 심리적이고 원인을 기술한 전문적인 진단 용어로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분리불안보다는 보다 심각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장애’라는 한글표현으로 인해 ‘새학기 증후군’이라는 완화된 표현으로 대치하기도 한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은 ”불안이란 자신도 걱정 대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지만 내적인 심리적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을 이야기하며, 현재보다는 미래에 일어날 상황에 대한 염려로 근육 긴장이나 경계심 증가 등을 동반한다. 아동의 불안은 발달의 어느 시점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연령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만성화 되는 경우 성인기까지 문제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빠른 개입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2017년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주요 정신질환 유병율을 살펴보면, 정신질환 평생 유병율은 25.4%로 성인 4명 중 1명이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는 2016년 7월부터 11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연구책임자 홍진표 교수)을 통해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을 대상으로 집계되었다.  

술이나 담배 등을 통해 나타나는 니코틴 의존 문제나 알코올 의존, 남용 문제를 제외하면 불안장애 문제가 주요 정신질환 유병률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아동기 나타날 수 있는 불안문제에 대하여 조기 개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리불안장애는 우선 등교거부의 다양한 원인과 구별해야 하는데, 품행장애에서 보이는 무단결석, 무서운 선생님과의 갈등, 또래의 괴롭힘, 시험과 같은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등교를 거부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다른 불안장애와의 감별이 필요하며, 그밖에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질환이나 약물의 영향에 대해 평가가 병행되어야 한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은 “먼저 아이의 걱정이 생기는 이유를 알기 위해 면담이 필요하고, 놀이나 미술과 같이 적절한 매개체를 이용하여 내재된 심리적 요인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긍정적 강화요법을 포함한 등교 연습, 체계적 탈감작법 등의 인지행동치료 역시 효과적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불안 완화 솔루션 가운데 하나가 호흡 바이오피드백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삼성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이오피드백은 생체 되먹임 작용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서 우리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리 현상들을 컴퓨터를 통해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고 스스로 훈련을 통해 생리현상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방법이다. 바이오피드백의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스트레스 때문에 유발된 근육피로, 만성적인 긴장감을 동반한 불안감을 개선할 수 있으며, 과민성 대장염과 같은 심인성 신체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한 후속 연구들이 나오고 있는데, 수인재두뇌과학은 “효과적인 뉴로피드백 훈련을 위한 임계값 설정 기법”으로 2019년 컴퓨터그래픽스 학회에 KCI 등재 논문을 제출하여 주목받은 바 있다. 수인재두뇌과학은 생체신호 첨단 벤처기업 (주)락싸(대표 배병훈)와 MOU를 체결하여 뇌파신호 계측과 생체 신호처리분야에서 지속적인임상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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