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05.29 11:38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 개인정보 익명화 작업으로 행정지원 지연 호소

(사진=MBC뉴스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코로나19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목표 환자를 채우지 못한 채 조기 종료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CEVI)과 범부처감염병 연구개발사업단이 지난 20일 개최한 코로나19 관련 심포지엄에서 대표 연구자인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의료전문지 데일리메디가 29일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항바이러스제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 비교·분석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초 목표를 세웠던 150명의 임상시험 참여자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65명에 그치자 5월까지 진행 예정인 연구를 4월30일로 종료한 것이다.

김 교수는 “4월 말 당시에는 확진자가 급격하게 줄어 임상참가자를 더이상 모을 수 없었다”며 “계획된 환자 수를 채우지 못해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다음 연구의 힌트는 얻었다”고 말했다.

단기 임상이긴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주로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투약 7일부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실험대상이 충족되지 못해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시도되는 다양한 치료법 정도의 의미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날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로 렘데비시르를 꼽았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칼레트라는 보다 유의미한 연구결과 나올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미국 연구진은 렘데시비르가 투약환자의 회복기간을 31% 단축하고, 사망률도 3%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며 “현재로선 가장 효과적인 약물로 보인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교수의 환자 부족에 따른 임상 조기종료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다른 약효평가 연구 역시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는 특히 환자데이터를 활용하는데 행정적인 문제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 교수는 “50여명의 환자를 살피는데도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익명화 작업 때문에 심평원의 빅데이터 자료 제공까지 일주일이 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좋은 지원자가 있어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투자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한다"며 “임상연구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선 행정부문의 전향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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