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대청 기자
  • 입력 2020.05.30 07:25

17일 만에 글로벌 이용자 1000만 돌파…빠른 게임 속도, 실력 따른 승부, '착한 과금' 덕분

넥슨의 모바일 신작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대표 이미지. (이미지 제공=넥슨)

[뉴스웍스=장대청 기자]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뜨겁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글로벌 이용자 수가 29일 기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출시 17일 만이다. 일일 최대 이용자 수만 해도 357만 명으로 매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매출 순위도 좋은 편이다.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최대 4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다. 매출이 많이 나기 어려운 캐주얼 게임의 약점을 극복하는 중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넥슨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이다. 카트라이더는 나온 지 15년도 더 지난 '옛 게임'이지만 신작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빠르고 직관적인 게임 진행, 돈보다는 실력에 좌우되는 승부, 이어달리기 등 함께하기 좋은 모드가 이런 호응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드 이용자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효과까지 더해져 "잘 만든 게임은 오래 간다"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1분이면 게임 시작+과금 차이도 미미…"MZ세대 사로잡을 장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즐기는 30대 이용자 '우랑가맥스'(게임 아이디)는 게임의 가장 큰 재미 요소로 '추억'을 꼽았다. 그는 "고등학교 다닐 때 즐겨하던 게임이다"라며 "버벅거리거나 눈이 아픈 것도 없어 좋다. 카트 간 능력차가 크지 않아 현질할 필요도 없다"고 게임의 재미 요소를 전했다. 

단순히 옛 게임에 대한 향수만이 흥행 성공요인은 아니다. 실제 게임 이용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10대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국내 이용자의 절반가량인 46.5%가 10대다. 30대는 19.9%, 20대는 16%다. 한국 나이로 16살인 카트라이더와 나이가 비슷한 이용자들이 게임을 가장 많이 즐기는 것이다.

20대 이용자인 '미나미짱'은 "컴퓨터로 할 때보다 몰입감이 낫고 친구와 함께하기 좋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라며 "컴퓨터 게임일 때는 부팅 시간이 오래 결렸는데 핸드폰이니까 빠르게 로딩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핸드폰이 오히려 조작도 쉽고 간편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메인 화면. (사진=게임 갈무리)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메인 화면. (사진=게임 클라이언트 갈무리)

기자가 직접 해본 결과 게임은 확실히 젊은 MZ세대에 어필할 만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 특징은 '미나미짱'이 느꼈던 대로 빠른 게임 속도와 모바일 플랫폼이다. 기자가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하기로 마음먹은 뒤, 1분 안에 카트가 출발했다. 로딩은 짧았고 7명의 대전 상대를 찾는 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한 경기를 마무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정도로 짧게 몰입하고 빠져나오기 편했다. 사무실이나 친구 사이에서 빠르게 내기를 할 때 이 게임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두 번째는 실력에 따른 승부와 낮은 과금 유도다. 과금을 통해 살 수 있는 것은 카트 바디(차체), 캐릭터, 액세서리 등이다. 이 아이템들은 성능에도 영향을 주지만 외견이 더 중요한가 싶을 정도로 차이가 크지는 않다. 시작할 때 주어지는 '연습용 카트'로도 비싼 차들과 경쟁할 수 있다. 기자는 이벤트로 받은 카트를 타고도 트랙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자꾸 벽에 받아 연습용 카트에 졌다. 이것 역시 학생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특징이다.

소셜 공간 '마이룸' 등 청소년 친화 콘텐츠도 준비됐다. 마이룸에서는 미니게임을 하거나 재화를 투자해 자기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끈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개인 공간을 꾸미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 내 보이스 채팅, 이어달리기 모드 등 함께할 때 도움이 되는 콘텐츠도 특장점이다.

'마이룸' 콘텐츠에 접속하면 주는 집 계약서. (사진=게임 클라이언트 갈무리)

◆복잡한 퀘스트·재화 정리가 필요…'돈슨' 이미지도 넘어야할 벽

반면 모바일 시장에서 오래 달리는 게임으로 자리 잡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기자와 대화한 이용자들은 하나 같이 "이벤트와 퀘스트가 너무 복잡하다. 이기거나 접속하면 무언가 보상을 주는데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며 관련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 메인 화면에 들어가면 이벤트와 퀘스트 완료 표시가 연달아 나온다. 새로 아이템을 받아 가라며 빨간 불을 띄어 놓은 메뉴만 해도 10여 개에 달한다. 출시 직후라 이벤트가 많고 레벨이 낮은 탓에 퀘스트도 다양하게 나온다. 하나의 콘텐츠가 열릴 때마다 퀘스트와 이벤트가 더해져 빠르고 간편한 대전만을 기대하고 온 이용자들은 다소 복잡함을 느낄만하다.

이때 보상으로 나오는 것은 보통 게임 재화와 카트, 액세서리 등 아이템이다. 게임 재화는 코인, K-코인, 배터리 세 가지로 나뉘는 데 각각 어떤 활용성이 있는지 이해하기 복잡했다. 여기에 카트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크리스탈도 더해졌다. 캐주얼 게임 치고는 재화가 많아 정리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게임 접속과 함께 나오는 이벤트 센터 화면. (사진=게임 클라이언트 갈무리)

게임에는 '라이선스'라는 자격증이 있다. 주어진 퀘스트를 깨면 이 라이선스가 나오고 그에 따라 새로운 모드가 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일정 단계 이후로 갑자기 라이선스 퀘스트 수준이 너무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금 체계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넥슨은 PC 게임의 과금 유도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돈슨'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이번 게임은 '착한 과금'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를 잘 유지하는 것이 게임의 장기 흥행 여부를 좌우할 확률이 높다. 혹여나 과금에 따른 차이가 생긴다면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꾸준한 실력 위주의 게임 방식 유지에 더해 신규 모드나 e스포츠 연계 등 차별화된 모바일 콘텐츠만의 진화가 필요해 보인다.

◆V4 이어 잇따른 모바일 신작 성공…피파·던파 모바일로 흥행 잇는다

사실 모바일 시장은 넥슨의 약점으로 꼽혀 왔다. 넥슨은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모바일 시장에서 자랑할 만한 게임이 마땅치 않았다. 넥슨의 뒤를 쫓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오히려 모바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넥슨을 위협했다.

하지만 지난해 'V4'부터 넥슨의 모바일 라인업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V4는 서버 경계를 허문 인터 서버, 플랫폼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 등을 특징으로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뒀다. 출시한 지 여섯 달가량 지났지만 꾸준히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들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넥슨은 이번 신작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까지 모바일 시장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업계 강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넥슨의 신작 '피파 모바일'. (이미지 제공=넥슨)
넥슨의 신작 '피파 모바일'. (이미지 제공=넥슨)

넥슨이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신작 라인업도 주목된다. 오는 6월 10일에 EA스포츠와 함께 '피파 모바일'을 선보인다. 이미 넥슨이 운영 중인 피파온라인4, 피파온라인4 모바일과는 다른 새 게임이다. 중국 시장에 선보이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걸린 기대도 크다. 올여름 출시 예정인 던파 모바일은 사전 예약만으로 4000만 명이 모였다. 

카트라이더를 비롯해 세 게임 다 오래도록 넥슨을 지탱해 온 지식재산권(IP)이다. 넥슨은 올해 효자 IP의 모바일 전환을 바탕으로 3조 매출에 도전한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는 "넥슨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 개발에 힘써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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