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5.29 17:10

정만기 회장 “정부 지원 늘리고 해외현지법인 대책도 마련해야"
김주홍 실장 "R&D 세액공제율, 0~2%에서 최대 25%로 높일 때"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제3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제3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개최한 제3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전자통신‧자동차‧기계‧석유화학‧섬유 등 5개 업종에서 105조원의 유동성 애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고 전자산업, 조선해양,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기계,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섬유산업에 대한 산업별 글로벌 트렌드를 전망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생존을 위해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과 업종별 특별보증규모 등을 필요시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글로벌경쟁산업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발표에서 “과거 우리는 노동집약산업 특화라는 비교우위론을 무시하면서 정부주도 개방정책과 사업다각화를 통해 글로벌경쟁업종에 진입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반도체(세계시장점유율 58.3%), 디스플레이(41.6%), 조선(34.7%), 자동차(7.7%), 기계, 가전(18.2%), 철강 등 대부분 업종에서 중국의 도전에 직면해있고, 항공기 제조, 바이오 등에선 수십 년째 진입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중국이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의 27.5%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강자로 등장해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7.8%로 90년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세계적 모범이 된 K-방역을 산업에 확장함으로써 우리의 글로벌 경쟁산업의 세계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한편, 바이오 등에도 신규 진입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기업이 생존해야하고, 이후 반등의 기회로 삼아 앞서나가야 한다”며 “단기적으론 전자통신 50조원, 자동차 32조8000억, 기계 15조5000억, 석유화학 2조4000억, 섬유 4조6000억 등 5개 업종에서만 105조3000억의 유동성 애로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과 업종별 특별보증규모 등을 필요시 더 확대하고 금융사각지대에 놓인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특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영상으로 제3회 산업 발전포럼에 축사를 전했다.(사진=손진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영상으로 제3회 산업 발전포럼에 축사를 전했다.(사진=손진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오늘 행사가 우리 산업계가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등 비대면 활동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 수준의 IT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정부는 ‘한국판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당장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단기처방도 동시에 보완하겠다. 정부의 고용·금융 지원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때를 놓치지 않고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는 한편, 신용이 낮은 중소협력업체도 고용을 유지하고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금융지원책을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전문가 주제발표에서 전자산업 비전과 과제를 발표한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리스크 확산, 경기침체 등 실물·금융의 복합충격으로 2020년 세계 전자시장이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후방산업(소부장) 육성, 스마트 IT제품 대응, 디지털 뉴딜 시대에 요구되는 인프라 구축, 4차 산업혁명 기반 전자산업 수출고도화를 과제로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발표한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바일용(스마트폰) 반도체 수요는 감소, 재택근무‧온라인 증가 등으로 서버 및 PC용 수요가 증가한다면서, 올해 반도체시장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4300억불, 우리 수출은 940억불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확대 등으로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자동차산업동향(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자동차산업동향(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강산업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철강수요가 6.3% 감소한 2009년 금융위기보다 10% 이상 감소하는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철강시장은 내수‧수출‧생산 트리플 감소라는 3중고에 직면한 상황에서 수입압력 가중에 따른 중국 제품과 내수시장 쟁탈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단기적으로는 강관 공공사업 등 정부의 SOC 투자 확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부담 완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률 인하 등 기업부담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생태계 강건화와 스마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 실장은 주제발표에서 “자동차 산업은 10개 국가에서 전체 생산량의 77.2%를 생산하고, 10개 제조사가 75.4%를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산업이나, 우리는 글로벌경쟁력 저하로 10대 생산국 중 유일, 4년 연속 감소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실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생산 차질, 글로벌 수요 감소(-44.8%)로 더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단기 과제로 내수진작책(개소세 감면연장, 취득세 감면 등), 업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조속한 금융지원책(대상기업 확대, 특별고용 지원업종 포함) 마련, 중장기적 과제로 정부의 R&D 세액공제율을 현행 0~2%에서 최대 상한 25%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투자금액의 10% 세액공제(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향후 3년간(2020~2022년) 한시적 운영), 대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10% 상향을 정책을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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