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0.05.29 18:42
지난해 열린 2019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로렌스 체르노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CBS Boston 유튜브)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보스턴 마라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취소됐다. 1897년 시작돼 매년 전 세계 3만명 이상의 주자들이 참여하는 보스턴 마라톤이 취소된 것은 124년 역사상 처음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보스턴 마라톤 대회 조직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의 최우선 사안은 우리의 스태프와 참가자, 자원봉사자, 관중, 지지자들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마티 월시 보스턴 시장도 "9월 14일 대회 개최가 점점 어려워지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분명해졌다"며 "많은 사람들을 서로 가까이 두지 않고서는 평소의 경기 형식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보스턴 마라톤은 4월 20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9월 14일로 연기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지 않자 결국 전 세계 6개 주요 마라톤 대회 중 가장 먼저 취소됐다.

개최 취소로 올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사람들은 환불을 받는다. 대신 오는 9월 7~14일 동안 가상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가상 대회는 참가자들이 42.195㎞를 달린 후 건강 앱을 통해 데이터를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완주한 사실이 인증하면 완주 메달이 수여된다.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이자 최대 규모의 마라톤 대회다. 보스턴 교외 홉킨슨 출발점에서 시작해 시내까지  42.195km를 뛴다. 3만명 이상이 참가하며 100만여명의 시민들이 응원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온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 중에도 대회가 열렸고 2013년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폭탄 테러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124년의 중단 없는 역사를 잠시 쉬어가게 됐다. 내년 보스턴 마라톤은 4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보스턴 마라톤은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1947년 서윤복 선수가 우승했고, 54년 뒤인 2001년에는 이봉주 선수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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