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02 12:00

이민아-홍지현 KIST 박사 연구팀

고환원성 용액에 전극을 담지하여 실리콘계 음극에 화학적으로 리튬이 삽입되는 사전 리튬화 과정을 나타냄
고환원성 용액에 전극을 담지하여 실리콘계 음극에 화학적으로 리튬이 삽입된다. (그림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용량 배터리를 위한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이민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신기술연구소의 에너지저장연구단 박사, 홍지현 에너지소재연구단 박사 공동연구팀은 기존 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계 음극 소재보다 전지 용량이 4배 이상 큰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의 고질적인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리튬 배터리의 음극 소재인 흑연보다 에너지를 4배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실리콘이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계 음극이 포함된 배터리는 생산 후 첫 번째 충전 시 전력저장에 사용되어야 할 리튬 이온이 20% 이상 손실돼, 전체 배터리의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손실될 리튬을 미리 추가하는 ‘사전 리튬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제시된 리튬 분말을 이용한 방법은 폭발 위험성 및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었다.

이민아-홍지현 KIST 박사 연구팀은 분말이 아닌 용액을 활용하여 ‘사전 리튬화’를 위한 전처리 기술을 개발, 실리콘계 음극의 리튬 소모를 차단했다. 

개발한 용액에 전극을 5분 정도 담그기만 해도 전자와 리튬이온이 음극 구조 내부로 들어가는 ‘사전 리튬화’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손쉬운 공정이 가능해진 것은 리튬 분말을 전극에 첨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전극 내부로 전처리 용액이 빠르게 침투하여 균일하게 실리콘 산화물 내부로 리튬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용액을 이용해 5분간 전처리를 거친 실리콘계 음극은 첫 충전 시 리튬 손실이 1% 이내로 감소하여 99%를 상회하는 높은 초기 효율을 보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처리한 음극을 이용해 배터리를 제작한 결과 상용 배터리 대비 25% 높은 에너지밀도를 얻을 수 있었다.

홍지현 KIST  박사는 “이 전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현재보다 평균적으로 최소 100㎞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기후변화대응개발사업,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인터내셔널 에디션'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어 출판될 예정이다.

장주영(왼쪽부터) 학생연구원, 강인영 학생연구원, 이민아 박사, 홍지현 박사 (사진제공=KIST)
장주영(왼쪽부터) 학생연구원, 강인영 학생연구원, 이민아 박사, 홍지현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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