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0.06.01 15:31

김형섭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

고엔트로피 합금 시제품 (A)와 가공 비용 그래프 (B) (그림제공=연구재단)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김형섭 포항공대(POSTECH) 교수 연구팀이 높은 강도와 유연성을 갖는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했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주된 금속에 보조의 원소를 더하는 일반적인 합금 방식과 달리 여러 원소를 동등한 비율로 혼합해 만든 합금을 말한다. 기계적·물리적 특성이 우수해 극저온 재료와 내열 재료, 원자력 소재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고엔트로피 합금의 강도와 연성을 높이기 위해 값비싼 코발트, 크롬 등을 이용, '균일한 단상'을 구현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합금의 구조를 균일하게 하지 않아도 더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특성을 갖는 '헤테로 구조'의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했다.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철과 구리를 이용해 각각 분리된 두 영역을 만든 뒤 둘 다와 섞일 수 있는 원소들을 첨가해 비균질성을 극대화했다.

강한 구리와 연한 철로 이뤄진 고엔트로피 합금은 기존 스테인리스강보다 인장 강도는 1.5배 더 단단하며, 소재를 자르는 데 드는 시간은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알루미늄이나 망간 등 저렴한 원소를 첨가해 기존 고엔트로피 합금보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형섭 교수는 "국내 대기업과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의 금속 부품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 수송용 여객기, 선박 등 부품에 적용해 경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금속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Acta Materialia’ 및 ‘Scripta Materialia’ 온라인에 각각 지난 4월 12일, 지난달 2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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